[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 관저를 결정하는 과정에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를 자처하고 있는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전직 국방부 대변인 증언이 제기됐다. 대통령 경호처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진실을 가려내겠다고 예고했다. 

2일 뉴스토마토 보도에 따르면,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해 3월 경 천공과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TF 팀장), '윤핵관'으로 꼽히는 A의원이 용산 한남동 육군 참모총장 공관과 육군 서울사무소를 사전 답사했다고 증언했다. 이 내용은 공관 관리관을 통해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에게 보고됐고, 남 육군참모총장이 부 전 대변인에게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를 자처하고 있는 역술인 천공. (사진=정법시대 캡처)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를 자처하고 있는 역술인 천공. (사진=정법시대 캡처)

부 전 대변인은 뉴스토마토에 "2022년 4월 1일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 행사에서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을 만났다"며 "남 전 총장이 '3월경 천공과 김용현 처장이 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사전답사했다는 보고를 공관관리관으로부터 받았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남 전 총장은 화장실로 이동하는 부 전 대변인을 따라가 귓속말로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육군 서울사무소는 용산 국방부 영내에 있다.

부 전 대변인은 "긴 수염에 도포 자락을 휘날리고 다니는 천공이 사람들 눈에 쉽게 띌 텐데 그게 가능하겠느냐"고 묻자, 남 전 총장은 "(공관 담당 부사관이)무슨 의도로 내게 허위보고를 하겠느냐"고 확신했다고 한다. 

부 전 대변인은 "남 전 총장과 만난 3~4일 뒤 그에게 전화해 '당시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 때 저에게 했던 말이 사실이냐'고 재차 여쭤봤다"며 "남 전 총장이 '맞다'고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부 전 대변인은 육본 관계자를 통해 천공과 김용현 경호처장 외 A 의원도 같이 왔다는 걸 확인했다.

천공과 김용현 처장, A 의원 등이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사전답사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한 직후다. 지난해 3월 20일 윤 당선인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윤 당선인 측은 한 달 뒤인 4월 중순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개·보수해 관저로 쓰려던 구상을 접고, 한남동의 외교부장관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활용하는 방안을 꺼내들었다. 당시 인수위원회는 "육군참모총장 공관이 건립된 지 47년이나 됐고, 생각보다 보수 소요가 너무 많다"고 했다.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천공이 다녀간 후 대통령 관저가 육군참모총장 관저에서 외교부장관 공관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천공이 육군참모총장)공관에 나타나고, 육군참모총장실에 보고가 됐고, 이 사실을 육군에서만 퉁치고 넘어갈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보고 국방부에서 상의를 한 것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거짓 폭로"라며 김 전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대통령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사진=연합뉴스)

2일 대통령 경호처는 "천공이 한남동 공관을 방문했다는 의혹 제기와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며 "김용현 경호처장은 천공과 일면식도 없으며, 천공이 한남동 공관을 둘러본 사실이 전혀 없음을 거듭 밝힌다"고 밝혔다. 대통령 경호처는 "사실과 다른 '전언'을 토대로, 민주당이 앞장서 '가짜 뉴스'를 확산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회 국방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천공의 대통령 관저 결정 과정 개입 의혹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안보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서울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초래하고, 천문학적인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대통령실과 관저를 용산으로 이전한 배경에 역술인 천공이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과연 누가 최종 승인하여 역술인이 대통령실 이전이라는 국가적 사업에 개입했는지 그 실체를 반드시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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