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무슨 이유를 대든 이렇게 무리를 한 이유는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에 별 생각 없이 한 말을 물리면 체면에 손상이 된다고 밀어붙인 것 아닙니까? 이런 태도가 진짜 제왕적 권력의 행태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까?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를 향해 한 말이다. 조 대표는 20일 <윤석열 당선인에게 띄우는 공개장! 김정은이 좋아할 일을 왜 서둘러 합니까?> 제목의 글을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용산 국방부 청와대 집무실 이전'을 비판했다. 조 대표는 <월간조선> 편집장을 지낸 대표적인 보수 논객이다.

조 대표는 “윤석열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이고 자유진영 전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세계적 사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서 “그런 윤 당선자가 군사작전하듯이 국방부 청사를 접수, 대통령 집무실로 개조하겠다는 것을 보면서 몇 가지 질문 겸 지적을 할까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갑제 '조갑제 닷컴' 대표 (사진=조갑제TV 유튜브 화면 갈무리)

우선 조 대표는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윤 당선자의 설명에 대해 “청와대는 대한민국 민주발전의 사령탑”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부분적으로 제왕적 요소는 없지 않았지만, 지난 70여 년 한국 현대사 중심부를 이렇게 총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사실에도 맞지 않고 일종의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국민들이 청와대를 돌려달라고 시위를 한 적이 있나, 분단 현실에 비추어 청와대의 특수한 처지를 양해하고 참아왔지 않나”며 ”그렇다면 무리하게 추진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의 전제는 취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 대표는 ”정작 광화문 지역에 대통령 집무실을 두는 것은 민폐를 끼치는 재앙 수준임을 당선 후에야 알았다는데 그렇다면 공약 자체가 무효 아닌가“라며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고 광화문에서 집무를 시작하겠다고 한 약속 또한 별 생각 없이 한 이야기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훌륭하게 준비되어 있는 청와대로 일단 들어가 집무실 이전 문제를 전문가 검토와 여론수렴을 거쳐 순리대로 추진하는 것이 당선자가 그렇게 강조했던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현 국방부 건물을 대통령 집무실로 쓰는 것은 국격에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대통령 집무실 건물은 백악관, 엘리제궁, 크렘린궁처럼 그 나라의 이미지를 만드는 얼굴“이라며 ”처음부터 아름답게 지어야 하는 건물이지 전시도 아닌데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일 성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대표는 “(국방부에 들어설 집무실이) 임시적인 것인가”라고 물으며 “임시적인 것이 아니라면 세계 어느 나라의 대통령궁이 남의 건물을 인수해서 쓰는 게 있는지 조사해보시기 바란다. 국방부 건물은, 세계적 문명국가 대한민국의 수준에 맞지 않은 대통령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무슨 이유를 대든 이렇게 무리를 한 이유는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에 별 생각 없이 한 말을 물리면 체면에 손상이 된다고 밀어붙인 것 아닌가”라며 “이런 태도가 진짜 제왕적 권력의 행태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가”라고 비판했다.

전직 합참의장 출신 인사 11명이 집무실 이전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낸 것과 관련해 조 대표는 “국군통수권자가 되실 분이 국군장교단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가”라며 "'한 달 안으로 짐 싸서 나가라'는 식인데 입이 있어도 ‘역시 군대 안 갔다온 대통령답다’는 말은 못하게 되어 있는 그들로부터 가슴 속 존경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청와대에 무슨 죄가 있느냐”며 “자리는 최고 아닌가, 그것을 운영한 사람의 문제를 장소에 뒤집어씌우는 것은 미신이다. 소통, 소통 하지만 이승만 건국 대통령처럼 주 1회 격의 없는 기자회견을 하면 다 해결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기자 생활 52년 경험상 권력자가 허영과 오만에 빠지면 예외없이 끝이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언할 수 있다”며 “윤 당선자는 역사 앞에 겸손해 유세 때 그토록 강조했던 공정과 상식을 실천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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