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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 미디어

기사승인 2021.07.30  11: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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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

[미디어스=윤여진 칼럼]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이후 2020 도쿄올림픽은 1년이 지난 2021년 7월 23일 개막식이 열렸다. 코로나 2차 변이로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IOC 올림픽위원회는 2020 도쿄올림픽을 무관중으로 개최하는 것을 결정했고 전 세계인들은 미디어를 통해 올림픽을 보게 되었다. 올림픽 반대 시위가 일어나는 또 다른 일본의 모습을 뒤로하고, 미디어 집중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정말 특별한 올림픽이 열린 것이다.

모두의 우려와 걱정을 안고 지켜본 올림픽 개막식은 코로나 상황에 맞게 축소 진행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주장대로 205개국의 선수단이 모두 입장하는 장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올림픽이 주는 감동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코로나로 우리 인류에게 드리운 전례 없는 고통을 올림픽이라는 지구적 축제를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힘이 될 것이라는.

26일 박성제 MBC 사장의 '긴급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사진=MBC)

그러나 우리의 올림픽은 그렇게 시작되지 못했다. 한 방송사가 축제 분위기를 망쳐버렸다. 205개국의 선수단 소개와 함께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시청자에게 전달하겠다는 과잉의욕(?)이 다른 나라의 고통을 ‘정보’로 둔갑시킨 것이다. 핵실험의 후유증으로 수많은 생명을 잃어버리고, 35년이 지난 지금도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고 살고 사람들의 기억과 상처를 헤집는 영상을 보여주었다.

또한 대통령의 암살과 내전으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정국에서도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단을 소개하면서 그 사실을 그 나라의 정보로 내놓았다. 아름다운 섬나라의 선수들이 입장할 때 과거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핵실험 장소였다는 자막을 보며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일인당 국민총생산량인 GDP, 코로나 백신 접종률 등 205개국의 소득수준과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격차를 알 수 있는 수치를 보여준 것이다.

올림픽 개막식은 외교의 자리이고, 미디어를 통해 시청하는 국민들에게는 세계적 인식을 확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음에도 방송사의 방송 실수로 볼 수 없는, 제작자의 천박한 인식이 그대로 드러낸 상황에 대해 시청자들은 분노했다. 내부에서 그 원인을 찾아보면 올림픽 중계를 위한 무리한 제작 환경, 최종 방송까지 과정에서 데스크 기능의 상실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래도 납득할 수 없다. MBC 박성제 사장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이 문제가 얼마나 엄중한 지 잘 알고 있다고 하며 해당국가 국민들과 시청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리고 박 사장은 몇몇 제작진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올림픽 정신과 참가국을 존중하는 기본인식이 미비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말대로 올림픽 정신과 참가국을 존중하는 기본적인 인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던 이유는 그동안 “해왔던 대로” 일을 한 것에 그 원인이 있다. 이탈리아나 노르웨이 선수단이 입장할 때 그 나라의 대표 음식으로 피자, 연어 등을 보여주었던 것을 보면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자료실에 있는 자료를 그대로 붙이는 일을 했던 것이다.

축구 경기에서도 자책골을 넣은 루마니아 선수에게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달 수 있는 것도 일상적으로 방송을 예능적 감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예능적 감각은 재미를 우선으로 하고 재미있으려면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아닌 차별적 혐오적 요소를 가미하여 보는 이에게 억지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구시대적 방식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올림픽 중계의 고질적인 문제는 국가중심적, 남성중심적 용어가 남발하는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도 그동안 올림픽 중계가 해왔던 방식 그대로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태권도의 경우 종주국 노메달의 수모, 펜싱 종목을 중계하면서 미녀검객 등의 용어를 쓰는 것도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는 것을 방송국에 있는 사람들만 모르는 것일까.

올림픽 정신은 자국중심적인 생각을 세계적으로 넓히는 것이고, 상대를 존중하고 페어플레이를 배우는 것이다. 그것을 보여주어야 하는 방송, 미디어가 고정관념을 확산하고 아무리 케이블 등 새로운 플랫폼과 시청률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예능으로 모든 것을 ‘퉁’치려는 것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이다. 

*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 칼럼은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 '언론인권통신' 제 916호에 게재됐으며 동의를 구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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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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