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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백신 거부' SBS 보도가 간과한 것은

기사승인 2021.02.19  19: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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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 공포에 집중한 단순 중계로 혼란 부채질…보도 취지와 상반된 반응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내 의료진 일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는 SBS 보도가 나오면서, 이 같은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백신접종에 대한 불안감과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BS '8뉴스'는 18일 <"부작용? 백신 맞느니 사표"… 일부 의료진 거부>에서 "다음 주 금요일인 26일부터 우선 노인 요양 시설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데 의료진들 사이에서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병원에서 무조건 맞으라고 하면 차라리 일을 관두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SBS '8뉴스' 18일 <"부작용? 백신 맞느니 사표"… 일부 의료진 거부> 방송화면 갈무리

SBS는 의료계 일각에서 백신 의무접종 거부 목소리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의사들은 의무접종에 반대하고, 코로나 백신 전체를 불신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SBS는 이 성명서에 사흘 만에 의사, 약사, 간호사 등 의료 관계자 1417명이 서명했으며 한 간호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백신접종을 거부하겠다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SBS는 수도권 내 한 노인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을 인터뷰했다. 한 간호사는 "임상시험 중에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한 것을 저도 최근에 확정된 후에 알게 됐다. 그것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없는 상태라서(접종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 간호사는 "원래 화이자나 모더나일 경우에는 요양병원이 먼저가 아니었잖나"라며 "(아스트라제네카로 바뀌니)우선순위가 (요양병원으로)바뀐 거에 대해서도 내가 실험대상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해당 병원 같은 구역에서 일하는 간호사 4명은 모두 신청마감일인 지난 17일까지 접종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SBS는 일부 병원의 경우 접종을 강요했지만 오히려 저항이 거세다며 "부작용이 생기면 병원 측에서 보장해 줄 것도 아니고 사실 저는 그렇게 된다고 하면 사직서 쓰려고 한다"는 다른 간호사의 말을 전했다. 

우리나라 식약처 허가했고 질병관리청도 권장했는데 어떻게 하면 백신을 맞을 거냐는 질문에 대해 다른 간호사는 "사실 그분들이 맞을까요? 식약처장님이나 질병청장님께서 입증을 해주신다고 하면 생각을 해보겠다"고 답했다. 기자는 "방역당국자들이 먼저 접종하는 방법도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리포트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코너에서 기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전했다. 기자는 현재까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 영국 통계를 비교해보면, 두통·발열 등 가벼운 부작용 빈도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더 높고, 심각한 부작용인 급성 알레르기 반응은 화이자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가벼운 부작용의 경우 화이자가 0.9%, 아스트라제네카가 1.4%, 심각한 부작용의 경우 화이자 0.0002%, 아스트레제네카 0.0001%로 집계된다는 것이다. 이어 기자는 영국 정부의 결론은 둘 다 안전하고 백신만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이라며 백신 '효과성' 측면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예방 효과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해당 보도에 대한 인터넷 상 반응은 크게 두 갈래로 엇갈린다. '의료진도 맞지 않는 백신을 내가 왜 맞아야 하느냐'는 반응과 'SBS가 백신접종 혼란을 가중시키는 보도를 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또한 정치권 공방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스에 나온 요양병원의 한 간호사는 접종을 강요하면 사표를 내겠다고 한다"며 "이 불신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권 실세들이 자초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의 1번 접종으로 그동안 청와대발, 민주당발 가짜뉴스로 누적된 국민의 불신을 덜어주면 좋겠다. 2번 접종은 보건복지부 장관, 식약처장, 질병청장이 솔선수범하라"며 "그래야만 국민들이 믿고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안정성과 효과 면에서 문제가 없다는 SBS의 보도 취지와는 크게 상반되는 반응들이다. 

의료 관계자 1417명이 서명했다는 성명서는 의사·치의사·한의사 등 총 19명으로 구성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의료인 연합'(가칭)이 작성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코로나19 자체는 물론 백신에 대한 안정성과 효과를 일체 부정하고, 신체의 자유를 주창하고 있다. 성명서에 서명한 의사들은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대해 일반적인 감기에 불과한 질병이라고 인식했다. 

'의료인 연합'의 김상수 한의사는 '코로나 미스터리'라는 저서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두 번째로 흔한 바이러스이고, 인류와 아주 친근하게 공생해온 바이러스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며 "주변에 감기 환자 열 명이 있으면 적어도 두 명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이고, 우리가 평생을 살면서 50번 감기에 걸렸다면 그중 최소 10번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라고 할 정도로 흔한 바이러스인데 어느 누구도 이 사실은 말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책에서 질병관리청을 비판하는 동시에 언론과 정치권 어느 누구도 자신의 주장을 들어주지 않는다면서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 가벼운 감기 바이러스인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해봐야 그저 그런 감기 바이러스"라고 했다. 

또 송무호 동의의료원 슬관절센터장은 지난달 14일 부산일보 기고문 <백신 딜레마>에서 일종의 '독감 백신 포비아'를 조장했다. 그는 백신이 위험하기만 할 뿐 효과가 없다는 백신 무용론을 주장한다. 그는 백신 없이 기본적인 건강수칙만 잘 지키면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우섭 오뚝이재활클리닉 원장은 '의사의 반란'이라는 책의 저자로 이 책의 부제는 '건강하려면 병원과 약을 버려라'다. '비타민C 박사'로 불리는 이왕재 서울의대 교수는 지난해 2월 국민일보 기고문에서 과로와 스트레스를 줄이고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의사라며 해당 인터넷 성명서에 동의한 의견 중 일부를 살펴보면 "코로나판데믹은 사기극이다", "우리나라에서 질병에 의한 사망률이 전혀 높지 않다", "인류와 공존해 온 코로나바이러스감기를 크게 부풀려 인류를 위협한다고 속여", "전국민 백신접종 반대한다. 위혐이 첨가되는 중공산백신으로 접종되는 건 무조건 반대한다", "강제 접종과 강제 불임 수술이 다른 점이 무엇인가", "백신으로 코로나를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환상", "공산당식 국민 옥죄이기", "선택할수도 없는 공산국가인가" 등이다. 신원이 확인된 성명 동의인지도 불투명하다. 

SBS '8뉴스' 18일 <"부작용? 백신 맞느니 사표"… 일부 의료진 거부> 방송화면 갈무리

서울신문 임병선 논설위원은 백신 접종 거부의사를 밝힌 일부 의료진과 이들의 발언을 그대로 보도한 SBS를 비판했다. 임 논설위원은 19일 <백신 접종 안하겠다는 의사와 간호사, 발언 그대로 옮긴 SBS 보도>에서 "일부 접종에 반대하는 의료진이 그런 두려움이나 불신을 갖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문제는 의료인이라면 직업 윤리적인 측면에서라도 그런 두려움을 밖으로 표현하는 데 주저하고 돌아볼 일이 많지 않은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임 논설위원은 "집단면역이 얼마나 중요하고 백신 접종 우선 순위에 요양시설 종사자들이 첫손 꼽히는 이유를 모를 리 없는 의료인들이 어찌 이런 점을 이렇게 쉽게 간과하고 일반인처럼 아무렇게나 의견을 밝히는지 의아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그들에게 백신을 우선적으로 맞히려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에 가장 취약하고 치명적인 일을 당할 가능성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65세 이상 환자들을 일상적으로 접촉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며 "그들이 바이러스를 옮겨 어르신 환자들을 죽음에 몰아넣을 위험이 본인들이 백신을 맞아 부작용에 영향 받을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하기에 우선 접종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 논설위원은 "의료인들은 개인의 자유 운운하는 철부지 10대가 아니다. 아니, 아니어야 한다"며 "앞의 간호사들이나 모든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서명한 의사, 약사들처럼 모두가 행동한다면 우리는 남은 인생을 계속 마스크 쓰고 살아야 한다. 제발 의료진들이 스스로 의료인의 길을 왜 택했는지 돌아봤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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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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