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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현실화’ 카드 못 꺼내는 KBS 속사정

기사승인 2020.06.03  16: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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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신뢰도 향상이 우선이라고 판단 …양승동 "KBS가 신뢰 회복한다면 고민해 볼 수 있다"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MBC에서 ‘수신료 지원안’을 언급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정작 KBS는 침묵하고 있다. 40여 년 동안 월 2500원에 머물러있는 ‘수신료 정상화’는 KBS의 숙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시기에 수신료 인상 카드를 꺼내는 것은 무리라는 게 KBS 내부의 고민이다.

지난달 7일 박성제 MBC사장이 “MBC가 수신료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그런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후 언론계 관심은 KBS로 쏠렸다. KBS 내부에서도 양승동 사장에게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지난달 12일 “KBS 경영진이 움직일 때다. 유일한 공영미디어로서의 독보적인 공적책무 확립과 공적재원 체계에 대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 목표는 여건이 갖춰진 다음에 추구해야 할 것이 아닌 오히려 목표를 추구하면서 공사의 신뢰도 창의성, 합리적 경영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발표된 ‘2019 KBS 경영평가’ 보고서에서도 KBS 수신료 현실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정작 KBS 내부 사정은 다르다. 전 국민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꺼냈다가 여론만 악화 될 수 있다는 고민에서다. KBS 내부에서는 수신료 현실화를 위해 TF를 꾸려 적극적으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지만 양 사장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장은 수신료 현실화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해 12월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는 “KBS에 신뢰도 향상, 영향력 강화, 도달률 강화 등이 과제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수신료 현실화 문제를 꺼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KBS가 신뢰를 회복한다면 39년째 동결된 수신료 현실성 문제를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입법과 정책』에 실린 ‘공영방송 TV수신료 결정 절차 개선을 위한 입법과제 고찰 : ’수신료 위원회‘ 설치를 중심으로’(봉미선, 신삼수) 자료.

수신료 제도는 1963년 월 100원으로 시작해 1981년 컬러TV가 송출되며 2500원으로 인상된 이후 현재까지 동결돼 있다. 징수된 수신료는 한전 위탁수수료 6.15%, EBS 배분 3%를 제외하면 모두 KBS 몫이다. KBS 전체 수입에서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기준 46% 수준으로 수신료가 KBS 재원의 절반 이상이 안된다. 영국 BBC, 일본 NHK에 비해 수신료 규모와 비중이 낮은 수준이다.

KBS는 2004년, 2007년, 2010년, 2013년 수신료 인상안을 제안했지만 KBS 이사회나 국회 승인을 얻지 못했다. 당시 KBS가 제시한 금액은 월 3500원이었다. 하지만 매번 KBS 수신료를 둘러싼 논의는 방송의 공정성과 연결돼 논쟁 끝에 좌초됐다.

이와 함께 별도의 ‘수신료위원회’를 설치해 논의하자는 방송법 개정안이 2004년, 2012년(두 차례), 2014년에 걸쳐 제출됐다. 봉미선 한국교육방송공사 정책연구위원과 신삼수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은 지난해 12월 『입법과 정책』에 실린 ‘공영방송 TV수신료 결정 절차 개선을 위한 입법과제 고찰 : ’수신료 위원회‘ 설치를 중심으로’에서 수신료위원회를 방통위 내 특별위원회로 설치하고 위원의 경우, 방통위원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수신료 인상은 미룰 수가 없는 과제”라며 “유료방송 활성화, IPTV 도입, 종합편성채널 성장, 글로벌 OTT 등장과 같은 이슈는 공영방송의 존속을 위협할 수준이다. 수신료 현실화와 관련된 논의와 처방이 나올 때”라고 말했다.

1일 시작된 21대 국회 상황을 고려하면 ‘수신료 인상안'을 꺼낼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정필모 의원의 경우 KBS 부사장 시설 수신료 인상 필요성에 공감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정 의원은 지난해 시청자위원회에서 “한국사회에서 공영방송이라는 제도는 사회적 합의가 여전히 있는 것이고 그 합의에 걸맞게 지속 가능한 재원을 조달해줘야 한다”며 “시청자 입장에선 부담을 해줘야 하는 측면이 있다. 신뢰회복을 해야 하고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건 분명하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이제는 공영방송의 지속적 공적재원 확보를 위한 사회적 여론을 환기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밝혔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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