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4·15 총선을 코앞에 두고 여야 인사들의 연이은 막말이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언론 전반에서는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정치권의 연이은 막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총선에서의 대표적 막말 사례는 세월호 막말을 내뱉은 차명진 전 경기 부천병 후보다. 이른바 '세월호 텐트 막말'을 후보 TV토론에서 공공연히 언급한 차명진 전 후보를 두고 통합당이 선거여론을 살피다 뒤늦게 제명 조치에 나서면서 비판 여론이 가중되고 있다. 통합당 김대호 전 서울 관악갑 후보는 "3040은 논리가 없고 무지하다" 등의 발언으로 세대 비하 발언을 해 제명됐다. 김 전 후보는 반발해 법원에 당 제명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서울 광진을 오세훈 후보 유세 현장에 흉기를 든 남성이 뛰어든 사건을 언급하며 "이 정부는 자기들 목적을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테러를 할지도 모른다"고 극단적 주장을 했다.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 차명진 통합당 전 경기 부천병 후보, 황교안 통합당 대표,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진=연합뉴스)

범여권에서도 부적절한 언행이 터져나왔다. 열린민주당 정봉주 최고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이번 선거기간 중 나에 대해 모략하고 음해하고 나를 시장잡배 개쓰레기로 취급했다"고 욕설을 쏟아냈다. 이 영상에 달린 비난댓글에 정 최고위원은 "네거티브할 시간에 집에 가서 자. 이 XXX들아"라고 욕설을 했다. 민주당이 최근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공식 지원하면서 이른바 '적자 논란' 속 민주당 지도부를 비난한 것이다.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통합당에 대해 "쓰레기 같은 정당"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김남국 경기 안산단원을 후보는 과거 성적 비하 발언이 난무했던 연애·성 관련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김 후보측은 "일부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에게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문제될 만한 발언을 직접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언론에서는 이 같은 정치권 여야의 막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일보는 14일 사설 <막말·욕설·혐오·적대의 저질 정치, 이번엔 반드시 축출해야>에서 "4·15 총선이 코앞에 닥치자 선거판이 막말과 비방, 욕설로 급격히 혼탁해지고 있다"며 "역대급 막말로 도마 위에 오른 후보자들의 자질도 문제지만 네거티브 선거로 표를 얻으려는 정치권의 구태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썼다.

서울신문은 사설 <총선 D-1 흑색선전·막말 난무, 유권자 냉철해야>에서 "각 정당이 ‘막말 주의보’를 내렸지만, 흑색선전과 도를 넘는 망언과 비방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유권자들의 투표 의욕을 꺾는 흑색선전과 막말이 선거 때마다 반복된다. ‘아무 일 없었던 듯’ 당선되고 유야무야 넘어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신문은 "유권자들이 기권의 유혹을 극복하고, 투표로 심판해야만 도를 넘는 선거운동에 제동을 걸 수 있다"며 "지역구 후보와 비례정당 후보들의 자질을 꼼꼼히 살피고 소중한 한 표로 저질 후보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선거 때면 등장하는 '사죄쇼', 더 이상 유권자 우롱 말라>에서 지난 12일 통합당의 '대국민 호소문'을 비판하며 "가뜩이나 이번 총선은 정책이나 인물 경재은 보이지 않고 막말과 혐오 발언으로 선거판이 혼탁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런데 뭘 잘못했는지도 밝히지 않은 채 그저 용서해 달라고만 하니 비겁하고 몰염치하다"고 질타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후보 언행만은 살피고 찍어야 한다>에서 통합당 차명진, 김대호 전 후보, 열린민주당 정봉주 최고위원, 민주당 김남국 후보 등의 사례를 열거하며 "4·15 총선에서도 예외 없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후보들의 언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총선 막판까지 저질 막말 행진… '추한 입' 심판도 유권자 몫>에서 "천박한 언어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 현장의 후보들은 물론 당 지도부에서도 쏟아졌다"며 "'쓰레기' '조폭' '토착왜구' 같은 입에 담기 힘든 헐뜯기와 비아냥거림부터 '정부의 테러' 가능성을 거론하는 밑도 끝도 없는 주장까지 나왔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결국 이 모든 게 '누워서 침 뱉기'가 될 것이지만, 이미 추해질 대로 추해진 입에 자신이 뱉은 침이 돌아온들 무슨 상관이냐는 태도"라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또는 그 후보자의 언어는 최소한의 품격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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