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3개월 동안 이어진 산촌 생활이 막을 내렸다. 놀러 가면 늘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이제는 친숙해졌는데 이별을 하게 되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삼시세끼에 충실했던 이들은 기존 시리즈와 비교해봐도 부족하지 않은 재미를 잘 담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아쉬움을 준다. 열한 번의 이야기 속에 그들의 일상은 익숙하게 다가왔다. 마치 친숙한 이웃, 혹은 친척들의 모습을 보는 듯 정겹기도 했다. 대단한 배우들의 일상 속 평범함은 편안함을 줄 정도였다. 평소 볼 수 없었던 그들의 모습을 보는 듯했으니 말이다.

너무 늦은 아침을 먹고 떠나보내야 할 마지막 손님과 점심을 위한 운동이 필요했다. 뭐든 잘하는 세아와 뭔가 어색한 정아의 '땅따먹기' 모습은 예능으로서는 꿀재미다. 줄넘기에서 보여준 이상해 보이는 행동은 우연이 아니었다. 춤에서 몸치가 있듯, 일상적인 움직임에서도 어색함을 갖춘 인물은 존재할 수 있으니 말이다.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산촌 편>

어색해 보이지만 하면 할수록 제대로 정상을 찾아가는 정아의 몸치 탈출기는 그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몸개그를 시전하는 정아로 인해 산촌의 시간은 행복하기만 하다.

마지막 손님으로 온 서준은 모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잘 먹고, 잘 웃고 함께 잘 노는 이는 어디에서나 환영받으니 말이다. 여기에 운동 신경까지 뛰어난 서준이 일찍 가도 되는 상황에서도 선배들과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염정아의 줄넘기 도전기에 이어 집게를 목덜미에 차고 '땅따먹기'를 하는 모습도 참 대단했다.

그 모든 과정에 '성장'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의도적으로 몸개그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이상한 동작을 보이던 정아가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줄넘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초조차 없었던 그가 꾸준하게 노력해 하루 만에 목표치를 달성하는 과정 자체가 매력적이었다.

서준의 바지런함도 보기 좋았다. 바람에 날리는 천막을 수선하고, 뭔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기에 열심이다. 불편할 수도 있는 선배들과 자리에서도 넉살 좋은 모습으로 게임을 제안하고 주도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어디서든 환영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박서준은 잘 보여주었다.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산촌 편>

'산촌밥상'은 대단하지 않지만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식이다. 텃밭에서 나온 채소들 기반으로 한 그들의 마지막 점심은 <삼시세끼>다웠다. 엄청난 양을 평소 준비하던 이들이 한 줌밖에 안 되는 채소로 밥상을 정리하는 모습도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된장찌개에 소박해 보이는 밥상이지만 함께하는 식사라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렇게 식구가 되어가는 것이니 말이다. 항상 손님과 함께 떠났던 그들이 처음으로 배웅을 해야 했다. 서준을 보내고 다음 날 떠나는 이들에게 이 경험 역시 색다르게 다가왔다.

첫 배웅을 하고 차가워진 산촌 날씨에 늦은 저녁을 준비하는 이들의 메뉴는 '된장 닭갈비 구이와 김치찌개'였다. 하루종일 레시피를 암기하고 적용한 정아는 부지런하게 식구들을 위한 저녁을 준비했다. 넉넉한 양은 언제나 셋을 위한 음식만은 아니었다.

손 큰 음식들의 많은 부분은 함께하는 제작진과 나누었으니 말이다. 된장으로 양념한 닭갈비와 얼큰한 김치찌개는 그 자체로 행복할 수밖에 없다. 산촌에 와서 소담은 많이 웃을 수 있어 즐겁다고 했다. 정아나 세아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방송이지만 방송이 아닌 것 같은 그들의 일상 말이다.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산촌 편>

'가장 보통의 아침'이 밝아왔다. 산촌에서의 마지막 아침. 세아는 부지런히 일어나 닭들의 먹이를 주며 이별을 준비하고, 잠결에 세아를 찾으며 소담을 무섭게 한 맏언니 정아도 일어난 아침은 '큐브 라떼'로 시작되었다. 그들이 지내던 산촌에서 마지막 식사는 '돼지갈비찜과 비지찌개'였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열심히 맛있게 먹는 아침. 그 모든 것이 이제는 추억이 될 수밖에 없는 산촌 생활이 마무리되었다. 나 피디의 설거지를 건 줄넘기 대결에서도 이긴 정아의 성장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졌다. 3개월 동안 이어진 이들의 산촌 생활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대단할 것 없는 하루 세끼를 해 먹는 행위가 예능이 된다는 것은 파격이었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다. 나영석 사단이 대단한 이유는 이 일상의 평범함을 특별하게 만들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남성 위주의 예능에 과감하게 여성들을 앞세운 <삼시세끼 산촌편>은 그래서 더 가치가 있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진화하는 과정을 나영석 사단은 다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 조합 역시 최고였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성 능력 역시 탁월했다. 대단하지 않은 일상이 특별해 보이는 시간, 가장 보통의 아침을 매일 맞이하는 우리에게 보내는 행복한 여행기가 <삼시세끼 산촌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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