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자유한국당이 ‘강성귀족노조’를 견제하겠다며 ‘강성귀족노조개혁특별위원회’를 꾸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특별위원회 위원 임명식에서 “대한민국이 노조 공화국이 되고 말았다. 노동조합 때문에 대한민국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노조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황 대표의 노조혐오 발언에 한국노총은 “이름부터 노조 혐오적”이라고 지적했고 민주노총은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23일 강성귀족노조개혁특별위원회 위원 임명식을 열었다. 위원장은 윤재옥 의원, 간사는 임이자 의원이 맡았다. 최연혜·유민봉·윤한홍·장석춘·송석준·이철규·정점식·신보라 의원, 이형섭·배수득 변호사, 방성환 노무사, 남기윤·백경훈 청년위원 등이 특위 위원으로 임명됐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이승길 아주대 교수·이정 한국외대 교수는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자유한국당이 23일 발족한 강성귀족노조개혁특별위원회 (사진=미디어스)

이날 황교안 대표는 노조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황 대표는 “강성귀족노조의 불법 문제는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이들의 만행이 도를 넘으면서 대한민국은 노조 공화국이 되고 말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만행 면허증을 발급해준 것 같다”고 비난했다.

황교안 대표는 “노동조합으로 인해서 대한민국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우리 경제가 어려운 이야기를 할 때마다 꼭 붙는 것이 ‘강성노조의 폐해’다. 노동조합은 정권을 등에 업고 노동 개혁을 가로막고, 산업 구조조정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특별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고 책임이 막중하다”면서 ▲강성노조 불법행위에 대한 즉각적 대응 ▲강성노조의 갑질을 근절할 수 있는 대책 강구 ▲노동조합 네트워크 구성 등을 요구했다.

황교안 대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강성노조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 정권이 꼼짝 못 하는 집단이 2개 있다. 밖으로는 북한, 안으로는 민주노총”이라면서 “민주노총과 귀족 강성노조가 어떤 짓을 하는지 잘 알 것이다. 폭력의 수준으로는 조폭 집단을 넘어섰고 권력은 대통령 위”라고 주장했다.

황교안 대표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대해서는 협력 대상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며칠 전 한국노총 간부와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면서 “한국당과 협력 가능한 노조 조직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분들과 함께하면 노동조합이 더 건강해질 수 있고 강성귀족노조의 횡포도 효율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미디어스)

이에 대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노총은 황 대표의 인식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특별위원회 이름 자체가 노동조합에 혐오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한국당이) 왜 그런 걸 하는지 모르겠다. 국민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대표가 한국노총 간부와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자리는 아닐 거다. 아마 (황교안 대표의) 몇몇 지인과 만난 것 같다. 위원장이 참석한 자리라면 내가 알 건데,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워낙 황당한 이야기라서 덧붙일 말이 없다”면서 “(한국당 강성귀족노조개혁특위의) 영향력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도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이 노조혐오 발언을 쏟아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 “3대 적폐는 종북·전교조·강성귀족노조”라고 비난했다. 황교안 대표는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의 간담회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도입, 막무가내 탈원전 정책 등 좌파 경제정책과 민노총 등 강성 귀족노조의 전횡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 경제 부진에 한몫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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