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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스태프 노동인권, '기생충'에는 있고 '아스달연대기'에는 없다"

기사승인 2019.05.31  1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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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스태프노조 "CJ ENM, 영화는 되고 드라마는 안 되는 이유에 답 내놔야"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영화 '기생충'에는 있고 드라마 '아스달연대기'에는 없다"

영화제작 현장에는 있고 방송제작 현장에는 없는 것, 스태프들의 노동인권 얘기다. '기생충'의 투자·배급사이자 tvN드라마 '아스달연대기'의 방영을 맡고 있는 CJ ENM은 방송 스태프 처우 개선 문제에 입을 닫고 있다. 이에 방송스태프들은 CJ ENM의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지난 4월 10일 '아스달 연대기'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을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사진=미디어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모든 스탭들과 표준근로계약서를 체결하고 주52시간 노동시간을 준수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기생충'팀이 표준근로나 제가 뭘 나서서 한 건 전혀 없다. 2014년부터 시작된, 그래서 제가 나서서 뭘 해결하거나 주장했던 건 전혀 없다. 해오던 대로 그냥 한 거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 자체 실태조사 결과 영화 스태프 전체의 74.8%가 표준근로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답했다. 2005년 출범한 영화산업노조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프로듀서조합 등과의 단체협약, 노사정 이행협약 등을 맺고, 최종적으로 2015년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이루어진 결과다.

그러나 유사 직종인 방송계에 표준근로계약서 체결은 없다시피 하다. '아스달 연대기' 촬영 스태프들은 근로계약서 체결 없이 해외 로케 촬영지에서 주 151시간의 초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 제작진은 현지인들의 만류에도 해가 진 현장에서 40분간 카누 운행을 강행하기도 했다. 무리한 촬영일정에 한 스태프는 골절상을 입었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아스달 연대기'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을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

지난 28일 열린 '아스달 연대기'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는 연출을 맡은 김원석 PD는 작품의 후반작업이 바쁘다는 말과 함께 자리를 떴다. 통상 드라마 PD들은 제작발표회를 통해 작품과 관련한 입장을 밝힌다는 점에서 방송현장 부당노동과 관련한 질의를 피하기 위해 자리를 뜬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스태프들의 열악한 제작환경에 대한 질문이 나왔으나 스튜디오드래곤측은 "이 질문에 대해서는 앞서 공식입장문이 나간 것으로 안다. 작품관 관련된 질문만 해달라"고 선을 그었다. 방송 스태프들이 봉 감독의 표준근로계약서 발언에 대해 반가움과 씁쓸함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이유다. 

영화 '기생충'(왼쪽)과 드라마 '아스달연대기'(오른쪽) 촬영현장 (사진=네이버 영화, '아스달연대기' 홈페이지)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지부장 김두영)는 31일 논평을 내어 "드라마 제작현장에는 여전히 스태프들의 노동인권은 없다.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의 방영과 배급을 맡고 있는 CJ ENM의 행태만 봐도 드라마 스태프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방송스태프지부는 "한국 드라마는 한류 열풍의 주역이 된지 오래이다. 하지만 방송제작 현장의 스태프들은 여전히 살인적인 노동환경과 노동자로서의 권리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CJ ENM의 계열사 드라마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9월 마련한 '68시간 제작가이드라인'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되고 드라마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해 CJ ENM의 대답을 이제는 듣고 싶다"고 토로했다. 

한편, CJ ENM과 방송스태프지부, 한빛센터는 오는 6월 17일 방송제작현장 부당 노동 문제를 두고 면담을 갖기로 했다. '아스달연대기' 노동 문제 발생 이후 한빛센터의 CJ ENM 사옥 앞 1인 시위가 시작된 지 52일 만이다. 

한빛센터는 1인 시위를 마무리하며 "면담을 진행한다고 하여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단지 오랜시간 동안 끊어졌던 방송국과 방송 노동자 사이의 대화창구를 다시 열었을 뿐"이라며 CJ ENM측이 진정성 있게 면담에 임해줄 것을 촉구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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