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한국PD연합회(회장 류지열)가 '김정은 위인맞이 환영단' 단장 인터뷰로 논란에 휩싸인 KBS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에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과 KBS 공영노조, 그리고 최근 해당 방송분에 '의견진술'을 결정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비판했다.

PD연합회는 19일 '<오늘밤 김제동>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단하라' 성명을 통해 "논란을 빚은 ‘김정은 환영단’은 자생적인 모임이며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현상"이라며 "이 단체의 구호와 활동이 논란과 우려를 낳고 있다면 이를 시청자에게 알리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함으로서 오히려 건강한 담론이 형성되게 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기능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KBS 시사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 12월 4일 방송화면 갈무리

PD연합회는 '김정은 환영단'에 대해 "대한민국이 통째로 넘어가고 있다"고 발언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오늘밤 김제동' 방송분에 대해 "청와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한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에 사과를 촉구했다.

특히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KBS를 모독했을 뿐 아니라 가짜뉴스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국당의 반응은 시대착오적이며 파시스트 선동에 가깝다"는 게 PD연합회의 주장이다.

또 PD연합회는 최근 '오늘밤 김제동' 제작진 4명과 양승동 KBS 사장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한 KBS 공영노조(제3노조)에 대해 "맘에 안 드는 의견을 짓밟고 처벌하는 것은 중세의 마녀사냥이자 파시스트 행동방식"이라며 "김정은이 아무리 맘에 안들어도 그냥 인정하는 걸 자유민주주의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KBS 공영노조는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와 '자유민주주의 신장'이라는 방송심의규정을 '오늘밤 김제동'이 위반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아울러 PD연합회는 최근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심의규정을 처음 적용해 '오늘밤 김제동'의 의견진술을 결정한 방통심의위에도 "눈치보기 끝에 소신을 저버린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PD연합회는 "만약 '오늘밤 김제동'을 제재한다면 공영방송의 기능에 재갈을 물리고 나아가 시청자의 권익을 침해하게 될 것"이라며 "엄연히 존재하는 현상을 꼭꼭 숨긴다고 사라지는가. 공영방송은 이러한 현상을 소개하고 다양한 의견과 검증에 노출시켜야 하며, '오늘밤 김제동'은 이러한 공영방송의 기능과 책임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PD연합회는 "'오늘밤 김제동'은 공정성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방송분은 김수근 단장 인터뷰를 2분가량 보여준 뒤 신지예 녹색당 공동위원장과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의 토론을 18분가량 이어갔다"며 "MC 김제동과 두 패널은 김수근 단장의 발언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두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방송분에서 진행자인 김제동 씨와 신지예 공동위원장, 이준석 최고위원은 모두 '김정은 환영단'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한편, 이날 방송분에서 신지예 공동위원장은 '김정은 환영단'에 대한 보수정치권의 반응과 관련해 "문제는 보수정당이 이것을 붙잡고 본인들의 정치 이데올로기로 쓰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아까 이게 촌스럽다고 말씀드리지 않았나. 그럼 빨갱이 타령도 촌스러운 시대로 넘어온 것"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