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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를 먹지 않을 권리’- GMO의 경고, 소비자로서 알권리와 선택할 권리

기사승인 2018.05.27  11: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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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비평] 톺아보기

GMO(유전자 변형 농산물)와 관련된 논란은 2008년 식용 GMO(콩, 옥수수)의 본격 수입이 시작된 이래 그 역사가 길며 쉬이 종결되지 않고 있다. 인류의 구원자라는 의견과 결국 인간과 자연 모두를 멸종에 이르게 하는 죽음의 밥상이라는 양 자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해 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2017년 기준 연간 228만 2천 톤, 그중 옥수수 123만 9천 톤, 대두 104만 3천 톤, 어느덧 우리는 세계 1위의 식용 GMO 수입국이 되었다. 

높아지는 GMO 경고의 목소리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유전자 변형 농산물과 관련된 경고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지난 해 서울환경영화제에서 제레미 세이퍼트 가족의 GMO 가족여행기 <GMO OMG>가 상영된 바 있다. 인류가 유전자 조작을 시작한 지 어언 20년, 우리의 식탁에서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 GMO. 그 실상을 알기 위해 제레미 세이퍼트 감독은 아이들과 함께 긴 여정에 올랐다. 마트에 들러 원료의 성분을 묻고, 쓰레기통을 뒤지기를 마다하지 않으며 미국의 실생활에 GMO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를 찾아 나선다. 

다큐멘터리 영화 'GMO OMG' 포스터

GMO와 관련하여 몬산토를 대표로 하는 다국적 기업이 주장하는 큰 장점은 바로 기아 문제의 가장 유효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GMO 농산물의 생산성이 그렇게 좋을까? 놀랍게도 유기농 재배와 30여 년간 비교한 결과 그리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해충과 잡초에 강한 GMO 농작물이 해충과 잡초에 강한 내성을 키워 슈처 잡초가 등장했다. 결국 또 다른 농약을 살포해야만 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2007년 <KBS 환경스페셜- 위험한 연금술 유전자 조작 식품>을 통해서도 방영된 바 있다. 영화 속 가족이 발견한 쓰레기통 속 엄청난 음식들처럼, 우리 사회 기아 문제는 절대적 식량의 부족이 아니라 생산되는 음식의 1/3이 버려지고 있는 불균등한 배분의 문제라고 반대론자들은 주장한다.

세계 3대 GMO콩 생산지인 아르헨티나 마을 차코에서는 그 재배 과정에서 대량 살포된 글리포세이트로 인해 주민들이 각종 암과 이상 질병에 시달렸고, 신생아의 30%가 기형아로 죽어갔다. 결국 WHO(세계보건기구)는 이를 2등A급 발암 물질로 지정했다. 이 글리포세이트는 GMO 다국적 기업인 몬산토사의 GMO 전용농약 '라운드 업'의 주성분이다. 

하지만 농약만이 아니라, 세계 환경 단체들이 무엇보다 우려하는 건 바로 '유전자 조작' 그 자체이다. 일부에서 병해에 강한 농산물을 키워냈던 품종 개량에 비유하지만, 유전자 조작은 '냉해에 강한 딸기를 만들기 위해 심해에 살아 추위에 강한 넙치의 유전자를 이식하듯', 종의 경계를 넘어선 실험이다. 이 20여년의 역사 밖에 되지 않은 유전자 조작 식품의 장기간의 섭취에 따른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것이다. 

<뉴스타파 목격자들> ‘GMO를 먹지 않을 권리’ 편

연어의 경우 더 많은 알을 낳도록 하기 위해 성장호르몬 분비를 제거하여 36배나 큰 슈퍼 연어를 탄생시켰지만, 이 슈퍼 연어에게선 기형어가 많이 태어났을 뿐만 아니라, 이들 연어를 물에 풀어놓았을 경우 불과 5세대 만에 일반 물고기의 수를 초월했다. 그러나 이들 슈퍼 연어는 성체가 될 때까지 살아남는 경우가 적어, 40세대 만에 멸종되고 만다. 그러기에 환경운동가인 류외향 씨는 '식량이 아니라 생물 무기'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GMO식품이 상업화된 지 20년, 콩, 옥수수 등의 유전자 변형 농산물과 함유 식품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하여 환경과 건강, 식량 주권 및 무역 등 다방면에서 우리 사회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에 지난 19일, 세계 몬산토 시민 반대의 날에 한살림 등 시민단체들은 'GMO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매년 5월 셋째 주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이 집회는 올해로 6번째를 맞이한 세계 시민들의 뜻을 모은 행동이다. 

또한 지난 3월 12일 한국 YWCA, 경실련 소비자정의 센터 등 57개 소비자, 농민, 학부모 단체들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GMO 완전표시제 국민 청원'을 시작했다. 불과 한 달 사이 21만 명의 사람들이 청원에 참여했다. 이 일련의 과정을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GMO를 먹지 않을 권리'로 담아내고 있다. 

왜 GMO를 표시해야 하나? 

학부모와 소비자 단체들은 왜 GMO 표시에 나섰을까? 그 시작을 다큐는 NON GMO 급식을 하는 학교에서 찾는다. 경기 광명의 광명 북고등학교, 이 학교는 학교 급식에서 GMO 음식을 퇴출시켰다. 우리밀 튀김 가루, NON GMO 기름인 유채유를 쓰고 있다.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학부모들, 급식이 제일 맛있다는 학생들, 하지만 그렇다고 이 NON GMO 급식이 완전하지 않다. 왜냐하면 가공 식품에서의 GMO를 완벽하제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묵 등의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름에 대해 학교 급식은 무방비하다. 왜냐하면 이들 식품이 원재료의 GMO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타파 목격자들> ‘GMO를 먹지 않을 권리’ 편

위의 표에서 보여지듯이 수입된 GMO 콩과 옥수수는 각기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의 형태로 분해되어 간장, 식용유, 전분 등의 원료로 쓰인다. 그리고 이런 재료들은 우리가 무심코 먹고 있는 각종 식품들, 심지어 아이들이 즐겨먹는 과자나 믹스 커피 등에까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17년 식품의약품 안전처는 '고도의 정제 과정 등으로 유전자 변형 DNA 또는 유전자 변형 단백질이 전혀 남아있지 않아 검사 불능인 당류, 유지류 등은 유전자 변형 식품임을 표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고시하고 있다.

이에 학부모, 농민을 비롯한 소비자 단체들은 이에 '내가 먹을 식품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즉 알권리와 먹을 권리로서 'GMO 완전 표시제'를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주장은 불과 한 달 만에 청와대 청원에서 21만 명의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보여지듯 시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국회의원 윤소하, 김현권 의원은 유전자 변형 식품 표시 대상을 '제조 가공 후에 유전자 변형 DNA, 또는 유전자 변형 단백질이 남아있는 유전자 변형 식품 등에 한정한다는 조항을 삭제하고, 유전자 변형 물질을 원재료로 사용했을 경우에는 예외 없이 식품에 이를 표시하도록 할 것'에 대한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법안은 2016년 이래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정부의 방패막이 역할 GMO 협의체 

학부모, 농민, 소비자들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정부, 식품의약품 안전처는 GMO 표시제도 검토 협의회를 전문가 4명, 소비자 단체 8명, 식품 산업계 8명으로 구성하여 논의를 하고자 했다. 하지만, 협의과정 내용의 비공개 등 운영 과정의 문제는 물론, 소비자를 대표해야 할 소비자 단체 대표의 대표성 자체가 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CJ, 대상 등 식품 산업계 전원 반대와 소비자 대표 3인마저 반대한 이 협의체의 결론은 안타깝게도 GMO 정책과 관련된 정부에 대한 비판의 방패막이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식품산업협회는 GMO 성분 표시와 관련하여 과학적인 검증 방법이 없다거나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지만, 정작 이와 관련한 홍보 영상까지 만들어 배포하는 등 앞뒤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의 사례는 어떨까? 미국을 제외한 유럽의 경우는 GMO 완전 표시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가까운 대만의 경우 GMO 완전 표시제는 물론 학교 급식에서 GMO를 완전 퇴출시켰다고 GMO 반대 행동은 밝히고 있다.

<뉴스타파 목격자들> ‘GMO를 먹지 않을 권리’ 편

GMO 완전 표시와 관련하여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중 가장 큰 불안감은 바로 '가격'의 문제다. 과연 GMO 관련 수입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얼마나 가격이 오르게 될까. NON GMO 원료를 사용할 경우, 식품 산업비용은 1.28~2.35%의 인상분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월 식품비 지출 50만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월 8250원에서 18000원을 추가로 지출하게 되는 것이다. 식용유 1.8리터를 기준으로 했을 때 4000원의 가격이 5000원으로 인상될 것이다. 학교 급식의 경우 한 끼 3000으로 놓고 끼니 당 111원 한 달 2220원의 비용이 더 들어간다. 이상의 사례로 미루어 봤을 때 GMO 완전 표시제 이후 시장에서 GMO 원재료가 퇴출된다 해도 '가격'의 문제는 그리 심각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뉴스타파>는 내놓고 있다. 

청와대는 국민 청원에 대해 GMO 표시제도 검토 협의체 재구성을 할 것과 제도 개선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다큐는 덧붙인다. '새로 구성할 위원들의 선정 방법과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고. 

그럼에도 GMO 전면 배제와 관련한 서민의 가격 부담은 피할 수 없는 문제로 남는다. 또한 선택의 문제가 되었을 때 빚어지는 '상대적 박탈감'의 문제도 피할 수 없다. 이와 더불어 황교익, 김봉구 씨 등은 신토불이의 위험론을 제기하며, 소비자의 알권리는 맞지만 그 인식이 너무 이분화되어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단백질이 녹는 고온을 이용한 가공 식품에 사용되는 GMO 원료의 유해성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주장도 덧붙인다. 또한 무엇보다 푸드 패디즘(FOOD FADDISM; 먹거리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과대평가 하는 것)의 과열을 우려하며, 당장이 아니라 GMO에 대한 인식의 제고와 '유전자 가위 기술'(기존 GMO 방식을 개선한 나쁜 유전자를 빼내는 기술) 등의 과학 발전의 긍정성은 GMO로 인한 악영향을 충분히 제고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도 한편에서는 여전하다. 

그럼에도 '소비자의 알 권리, 내가 먹고자 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의 문제는 삶의 질과 관련하여 이 시대의 중요한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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