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81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3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KBS 일부 이사들에 대한 감사원의 해임권고 처분과 방송통신위원회의 해임 이행을 촉구했다. 감사원은 24일 KBS이사들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9월 감사원에 KBS 이사들의 업무추진비 유용과 관련해 감사청구를 제기한 바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당초 KBS이사들에 대한 감사원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감사원 앞에서 집회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인근에 있는 학교에서 치뤄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고려해 집회 장소를 바꿨다.

81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3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집회를 열고 KBS 일부 이사들에 대한 감사원의 해임권고 처분과 방송통신위원회의 해임 이행을 촉구했다.(미디어스)

이 자리에서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내일(24일)이면 KBS이사들에 대한 감사원 조사결과가 나온다"며 "이미 많이 드러났듯 수신료로 만들어 준 업무추진비·법인카드를 이사들은 자신의 개를 키우는데 썼고, 햄버거를 사먹고,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들과 고급음식을 사 먹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재호 본부장은 "내일 감사원은 우리가 지적한 비리 이사들에 대해 명확하고 확고한 결정을 내리리라 믿는다"면서 "감사원은 비리이사들에 대한 해임 결정을 내리고 방송통신위원회는 해임 권고안이 나오게되는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도 "국민이 낸 수신료를 자기 주머니 돈처럼 함부로 쓴 이사들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처벌은 딱 한 가지밖에 없다. 이사직에서 내려오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감사원에 촉구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방통위의 역할을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감사원이 결과를 내놓지 않아도 방통위는 일을 했어야 했다"면서 "방통위는 너무나 점잖게 뭔가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국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다. 방통위가 더이상 지체말고 KBS정상화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한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와 파업뉴스팀은 KBS 일부 이사들에 대한 비리의혹을 제기해왔다. KBS본부 발표에 따르면 강규형 이사의 경우 업무추진비를 자신의 애완비용으로 사용했고, 이원일 이사는 본인의 회사 근처에서 68차례에 걸쳐 2천만 원에 달하는 식비를 사용했다. 이인호 이사장은 관용차를 500차례에 걸쳐 사적 유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KBS 내부에서는 간부들의 보직사퇴와 각 분야의 고대영 사장 퇴진 성명이 연일 갱신되고 있다. 이날 기존 부장·팀장단의 보직사퇴에 이어 국장급 인사들이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사내게시판에 게재했다. 총파업 이후 국장급 인사의 고대영 사장 퇴진 성명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S내 PD 국장·부장들은 이날 성명에서 "고대영 사장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KBS의 정상화를 위한 해법으로 사장의 퇴진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우리는 사태해결을 위해 고대영 사장에게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줄 것을 진언해왔다"면서 "그러나 사장은 2개월이 넘는 시간을 허비하며 사태해결을 위한 어떤 리더십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장이 퇴진하는 그날까지 방송·제작업무·파업참가자 현황 파악 등 어떠한 업무지시도 거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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