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네이버 편집자문위원회에 SNS계정 여론조작 의혹의 당사자가 포함돼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여론조작’ 주도자로 지목 받았던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사이버감시단장 김상진 씨가 네이버뉴스 편집자문위 위원으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네이버는 김 씨가 포함된 편집자문위 명단을 발표했다. 네이버 편집자문위는 네이버 뉴스의 기사편집, 배열, 검색결과 노출방식 등에 대해 학계와 정계, 법조계의 의견과 자문을 받기 위해 구성한 별도의 독립기구다. 2014년 6월 발족한 이래 4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민환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명예교수가 위원장으로 있으며 문재완 아리랑TV 사장, 양순필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 유민영 Acase 위기관리 컨설팅 대표 등11명이 4기 편집자문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국민TV 뉴스화면 캡처

김 씨는 500여개 보수단체가 결합한 홈페이지 ‘애국닷컴’의 핵심 관리자이다. 2009년 당시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을 대선후보로 만들기 위한 서울지역모임의 간부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대선 때 정 의원이 공개적으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뒤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참여했다. 이때 그는 선거운동이 금지된 2012년 대선 당일 60여개의 SNS 계정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여 논란을 일으켰다.

김 씨는 2014년 12월 자신의 트위터에 ‘북 사이버 댓글팀 200명 국내 인터넷서 암약’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이놈들이 선거에 개입하고 세월호 괴담 등을 만들었죠? 박원순·이재명 선거도 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5년 4월 “박원순·이재명이 북한 지령을 충실히 이행 중”이라고 썼으며 이재명 시장에 대해 ‘삼류정치인’ ‘종북 수괴’ 등으로 표현했다. 김 씨는 이재명 시장에 의해 2015년 5월, 2016년 3월 두 번에 걸쳐 기소당한 바 있다.

김 씨는 2016년 7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토론회에 찾아와 항의하는 일을 벌였다. 그는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 여론조작을 주도했다고 지목당한 인물이다. 특조위는 이날 토론회에서 한국인사이트연구소에 의뢰해 작성한 ‘여론조성을 위한 비정상적 SNS 계정활동 그룹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의 핵심 내용에 김 씨의 계정이 있었고 김 씨는 이에 항의했다.

지난 24일 네이버 편집자문위 제4기 출범식에서 김민환 위원장은 “기존 3기의 9명과 비교해 이번 4기 편집자문위원회에 참여하는 전문가가 11명으로 늘어난 만큼, 보다 활발하고 전문적인 자문 활동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론조작의혹 당사자가 편집자문위원이 됐다는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편집자문위는 국회 원내 교섭단체별로 추천을 받아 구성되는 독립 기구”라며 “편집자문위원 선임과 관련해 네이버는 관여하거나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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