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MBC<PD수첩> 팀장인 장형원 시사제작3부장이 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경영진의 제작 자율성 침해에 반발한 MBC<PD수첩> PD들이 ‘제작 중단’에 돌입한 가운데, 제작 간부마저 경영진의 부당한 간섭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장형원 부장은 24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나는 PD수첩 팀장이기 전에 한 명의 피디이고 인간이다. 이제부터는 제 양심을 지키고 싶다”며 “PD수첩 팀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MBC(사진=MBC 홈페이지 화면 캡쳐)

장 부장은 최근 MBC 보도본부 쪽에서 <PD수첩>의 ‘광우명 보도’를 비판하는 성명과 보도를 낸 것을 두고 “같은 회사 프로그램에 대해 국민을 속이는 방송이라고 비판하고 ‘자해’하는 보도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언론사인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1일 보도본부는 성명에서 “MBC를 정치선동의 도구로 삼고 김대업이나 광우병 보도처럼 국민을 속이는 방송”이라고 규정하면서 2008년 PD수첩 미국쇠고기협상 방송에 대해 “국민을 속이는 방송”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19일 <뉴스데스크>는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 발언을 거론하면서 <PD수첩> 광우병 보도가 허위라고 비판했고, 이 때문에 “1년도 안 된 이명박 정부는 레임덕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MBC시사제작국은 지난 21일 <PD수첩> PD들이 ‘제작 중단’을 선언하자 성명을 내고 자사 방송을 비판하기도 했다. 조창호 시사제작국장은 성명에서 <PD수첩>에 대해 “민주노총의 청부 제작소”라고 규정했고, “최근 PD수첩은 ‘4대강 사업 22조원의 행방’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방송됐다는 의문이 제기됐고, ‘문자폭탄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 등의 아이템에서도 일부 정확성과 공정성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부장은 “해당 부서장이 소속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정하는 성명서를 내는 것이 정상적인 조직인가”라며 “지금까지 제가 있는 프로그램과 저와 같이 일하는 구성원들이라도 지키고 싶다는 일념으로 일해 왔다. 하지만 최근, 같이 일하는 피디들과 입사 동기인 김민식 PD를 보면서 많이 부끄러웠다”고 밝혔다.

한편, <PD수첩> PD 10명은 지난 21일 오후 6시부터 '제작중단'에 돌입했다. 경영진이 불합리한 이유로 노동문제 관련 기획안을 거부한 것이 원인이 됐다. PD들은 그동안 숱하게 불합리한 아이템 거부 등 제작 자율성 침해를 받아왔다면서, ▲제작자율성 보장 ▲제작중단 사태의 원인 조창호 시사제작국장과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