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홍콩증권선물위원회(SFC)는 IDS홀딩스의 홍콩 사업을 담당하던 IDS Forex HK Limited(이하 IDS포렉스)가 김성훈 대표의 자금세탁 창구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홍콩 IDS포렉스로 흘러들어간 자금이 인도네시아, 케이맨 제도 등으로 이동한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달 12일 IDS홀딩스의 홍콩 사업을 담당하던 IDS포렉스가 홍콩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모든 거래 정지 통지를 받았다. 홍콩증권선물위는 "IDS포렉스에 대해 회사가 라이센스가 부여된 모든 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보유한 자산을 처분하거나 거래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홍콩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달 12일 IDS Forex HK의 재산권 처분 등에 대해 금지했다. (사진=홍콩증권선물위 홈페이지 캡처)

홍콩증권선물위는 "김성훈은 2015년 6월 23일부터 IDS포렉스에 단독주주였고, 2015년 9월부터 2017년 4월까지 1억6500만 홍콩달러(10일 환율 기준 242억9625만 원)를 IDS포렉스에 투입했다"면서 "2015년 12월 17일 3000만 홍콩달러, 2016년 3월 9일 3500만 홍콩달러, 2016년 6월 16일 3000만 홍콩달러가 한국의 은행에서 IDS포렉스로 송금됐다"고 전했다.

홍콩증권선물위는 "자금을 IDS포렉스에 보낸 시기와 김성훈이 한국에서 범행을 저지른 시기를 비춰보면, 김성훈이 IDS포렉스에 투입한 자본이 범죄수익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증권선물위는 "이런 방식으로 김성훈이 IDS포렉스를 통해 범죄수익을 세탁하려는 시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면서 "IDS포렉스의 보고서 제출 이후 위원회는 2017년 6월 7일 조사에 착수했고, 조사 결과 상당한 자본보유량이 있음에도 2016년 9월 이후 실질적인 영업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IDS포렉스에서 김성훈 대표 구속 이후에도 제3국으로 자금 이동이 일어난 정황도 확인됐다. 홍콩증권선물위는 "2016년 7월 IDS포렉스는 7800만 홍콩 달러를 인도네시아에 있는 자회사로 증권중개영업을 하는 PT Royal Investium Sekuritas에 투자했고, 2017년 2월에는 2000만 홍콩달러를 케이맨 제도(카리브 해 북부에 있는 영국의 해외 영토)에 있는 IDS Global Fund Serial SPC - IDS Pacific Value Asset Opportunities Fund FC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현재 IDS포렉스 계좌에 남아있는 돈은 6170만 홍콩달러(10일 환율 기준 90억9532만5000원)다.

홍콩증권선물위는 "IDS포렉스 관련 업체의 사무실이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에도 있다"면서 "그런데 IDS포렉스의 대표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사무실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IDS포렉스와 어떤 관계인지, 이 사무실들이 IDS포렉스에 어떤 이익이 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콩증권선물위는 "김성훈은 IDS포렉스의 유일한 주주로 2011년부터 대규모 투자 사기로 한국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면서 "김성훈이 IDS포렉스에 투입한 자본은 범죄수익일 수도 있고, 범죄수익을 세탁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2014년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가 사들였던 KR선물의 대표를 맡고 있는 송진호 대표는 IDS포렉스의 이사를 지냈다. 검찰 수사 자료에 따르면 송 대표는 IDS홀딩스의 법인카드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송 대표는 지난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성훈 대표는 KR선물의 대주주일 뿐"이라고 관련성을 부인한 바 있다.

▲홍콩증권선물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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