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기영 기자] KT가 해외 투자자들에게 ‘전·현직 CEO리스크’를 소개했다. 배임·횡령 혐의를 받은 이석채 전 회장과 최순실 씨 관련된 외압을 수용한 황창규 KT 회장이 회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알린 것이다.

KT가 미국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제출한 사업보고서 Form 20-F FY2016. (보고서=전자공시시스템)

KT가 최근 공시한 ‘미국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사업보고서 Form 20-F FY2016’에 따르면 KT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이석채 전 KT 회장과 황창규 현 KT 회장에 대해 “당사가 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포함하지 않는다“면서도 ”부정적인 기사는 당사의 영업활동, 주식가격, 평판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이석채 전 회장에 대해 “지난 2016년 5월 27일, 서울고등법원은 2009년에서 2013년 사이 11억원의 비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배임죄 및 횡령죄 혐의에 대해 이석채 전 회장과 서유열 전 사장을 횡령죄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며 “원고측 및 피고측 모두가 해당 판결에 항소했으며, 대법원 항소심은 현재 계류 중”이라고 기술했다.

이어 “이석채 전 회장, 서유열 전 사장과 김일영 전 사장에 대한 소송은 당사가 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포함하지 않으나, 이러한 소송 혹은 법적 절차에서 내려지는 부정적인 판결은 당사의 명성 및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 현 KT에 대해선 “국정농단 사태와 연관된 당사의 출연금, 특정 인물의 채용 및 승진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광고 업체와 관련된 부정적인 언론 보도는 당사의 영업 활동, 명성 및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지난 2015년 1월 안종범 전 수석이 윗선의 관심사항인데 이동수를 채용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 황 회장은 국내에서도 최근 1분기 잠정실적 발표와 함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유감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황 회장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회사 경영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주주와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친 점을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보고서는 92페이지(한글번역본 41페이지)분량으로 KT가 미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17가지의 위험요소를 꼽았다. 이중 전·현직 CEO로 인한 ‘CEO 리스크’를 한 개씩 포함한 것이다. 나머지 15개는 시장의 경쟁 심화와 정부 규제 관련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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