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대 사기로 제2의 조희팔로 불리고 있는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에 대한 공판이 지난 11일 시작됐다. 김성훈 대표는 홍콩 FX마진거래에 투자하겠다며 1만2000여 명으로부터 약 1조960억 원의 금전을 편취해 상습사기·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의 공판에서 눈여겨볼 것은 김 대표 측 변호인단 구성의 변화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변호인단에서 법무법인 율우 소속 변호사들이 사임하고, 법무법인 '바른'이 합류했다.

법무법인 율우의 대표변호사 정 모 변호사는 부산지검장 출신으로, 정 변호사가 부산지검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날 당시 시민들이 몰려와 '국민검사', '사건을 잘 처리해줘 고맙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기다릴 정도로 인망이 높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법무법인 바른 홍보영상 캡처

당초 김성훈 대표의 변호인단은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새누리당 중앙당 선거대책본부 법조 담당 보좌관을 거친 IDS홀딩스 고문변호사 조성재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광평과 법무법인 율우로 구성돼 있었다. 법무법인 율우가 떠난 자리는 법무법인 바른이 채웠다.

바른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급속히 성장한 법무법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정부 관련 수임만 따지면 김앤장을 넘었다'는 설까지 나올 정도로 막강한 대형 로펌이다.

바른은 BBK 사건으로 유명세를 탔다. BBK 의혹을 제기했던 김경준 씨에게 호통을 쳐 주목받았던 윤경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소속돼 있기도 하다. 도곡동 땅 및 다스를 둘러싼 차명 의혹 관련 소송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처남 고 김재정씨를 변호했고, 야당이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미디어법 부작위 소송'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또한 KBS 정연주 전 사장이 낸 '해임무효 청구 소송'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직접 변호하기도 했다. 7조6000억 원대 금융비리를 저지른 부산저축은행 사태에서는 박연호 회장의 변호를 맡았다가 피해자들이 사무실에 찾아가 항의하자 변호인 사임계를 제출한 적도 있다.

이 외에도 법무법인 바른은 노무현 대통령이 연루됐던 박연차 사건, 광우병 손해배상,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뇌물 사건 등도 맡아 유명세를 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선물로 받은 1억 원 상당의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발표했다가, '국정원의 언론플레이었다'고 주장한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도 법무법인 바른 소속이다.

최근에는 '법조비리'로 도마 위에 올랐던 '도나도나' 사건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발표에 따르면 홍만표 변호사 법조비리 수사 결과 홍 변호사가 도나도나 대표 최 모 씨로부터 수임료로 총 10억 원을 받았는데, 이 중 우병우 변호사(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5000만 원을 주고, 법무법인 바른에 자신의 몫과 같은 4억75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른이 참여했던 도나도나 사건은 돼지 분양을 빌미로 약 2400억 원의 투자를 받은 폰지사기 사건으로 IDS홀딩스 사건과 유사한 형태다.

한편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의 다음 공판은 오는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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