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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라면, 포털에 ‘뉴스의 미래’는 없다

기사승인 2015.10.19  17: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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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공정성 두고 논란 지속… 차라리 뉴스 검색 없애거나 직접 언론사 차려야

다들 포털에 원죄를 묻는다. 이 말은 반만 맞다. 포털과 언론은 공생하며 커왔다. 언론은 실시간검색어를 트래픽으로 흡수해 광고매출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포털에 뉴스를 팔아 저작권료도 챙겨왔다. 포털로 영향력을 얻은 언론은 이른바 유사언론행위를 본격화했다. 언론은 사이비가 됐고, 뉴스는 연성화됐다. 그런데 뉴스시장의 주도권을 콘텐츠생산자가 아닌 플랫폼사업자가 쥐면서 판이 뒤집어졌다. 언론 처지에서는 포털에 입점해야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시민이 늘고 있지만 포털의 의제설정과 여론영향력은 ‘아직까지’ 한국에서 가장 강력하다. 언론이 포털에서 ‘돈’을 뜯어낼 궁리를 하고, 권력이 포털을 ‘여론장악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털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언론만 대문에 노출해도 되는 사기업이지만 여론 조성의 중심에 서 있는 뉴스수집자(news aggregator)인 까닭에 아래로부터는 ‘권력에 장악됐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위로부터는 ‘포털을 장악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포털은 때때로 국회 토론회를 보이콧하고 정부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사업자로서의 자존감을 드러냈지만 결과적으로 권력과 자본, 그리고 보수언론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최근에만 해도, 올해 뉴스페이지에서 최상위 댓글을 작성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부처와 기업에 줬고 급기야 업계에 제휴언론 심사권한마저 내줬다. 지난해 네이버는 뉴스편집자문위원회를 발족하면서 여기에 여야 정치권 추천인사를 포함시켰다. 카카오는 최근 수사기관의 감청영장 집행 협조를 재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포털은 여전히 사면초가다. 이유도 같다. ‘뉴스’ 때문이다. 흐름을 짚어보면 보수언론과 재계는 ‘사이비언론을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인터넷신문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놨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점에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포털뉴스 보고서를 내놓으며 포털뉴스가 정부여당에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포털을 국정감사에 불러내 으름장을 놨다.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과 네이버, 카카오는 1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정책토론회 <포털의 미래를 논하다>를 주최했다. (사진=미디어스)

선거를 앞두고 재점화된 포털뉴스 공정성 논란은 현재 한국의 포털이 처한 위치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건국대 황용석 교수(언론홍보대학원)는 19일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여의도연구원 부원장)과 네이버, 카카오가 공동주최한 <포털의 미래를 논하다> 토론회에서 “(기사배열 등) 포털의 편집행위는 신문과 방송이 갖고 있는 편성과 편집의 자유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며 “이를 제도로 제한하는 것은 차별적 규제행위이며 위헌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포털은 권력과 자본이 보기에 ‘올바른 뉴스’를 배열하기 위한 제도와 정책을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네이버 유봉석 미디어플랫폼센터장은 뉴스편집 공정성 논란에 대해 다양한 대안과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포털이 △뉴스 편집과 검색의 알고리즘의 요소를 공개하고 △편집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주제별로 기사를 묶어 서비스하고 △‘오래된 기사 아카이브’처럼 저널리즘에 기여하고 ‘뉴스펀딩’ 같이 저널리즘을 혁신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황용석 교수의 제안은 포털이 하면 되고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포털 첫 화면과 비판언론에 대한 제휴 문제다. 지금 권력이 “바꾸라”고 가리키는 지점은 네이버·다음의 모바일페이지 첫 화면이고, “가리라”고 지시한 대상은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이다.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의 기사는 포털 첫 화면에서 조금씩 사라지게 될 게 빤하다. 공론장은 그만큼 얕아진다. 사이비언론과 한데 묶인 수많은 대안언론은 포털에 입점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지게 된다. 공론장은 그만큼 좁아진다. 최근 포털의 움직임을 보면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건국대 황용석 교수는 “포털이 포털뉴스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핵심 정책개념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털은 매일 권력에 휘둘리며 뉴스사업을 하는 것보다 구글처럼 검색에 매진하거나, 뉴스를 접는 편이 비즈니스 측면에서 낫다. 이용자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뉴스를 읽고 공유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찾아낼 것이다. 뉴스를 해야 한다면, 언론을 차리는 게 낫다. 직접 만들고 차린 뉴스가 공정한지 아닌지는 포털 이용자가 판단할 수 있다. 이 정도 선언조차 할 수 없다면 포털에 ‘뉴스의 미래’는 없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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