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TV 노사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미디어협동조합이 29일 새로운 이사진을 구축했다. 국민TV는 지난 7월부터 경영진의 조직개편과 징계 문제로 노동조합의 제작거부와 출연자들의 출연거부가 이어지면서 파행을 겪고 있다. 새로운 이사진이 국민TV를 정상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디어협동조합은 29일 임시총회를 열고 경영부문 이사에 현상윤 새언론포럼 회장을 선출했다. 미디어협동조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총회에는 대의원 149명이 참석해 투표했다. 이밖에도 전영관 사업부문 이사, 황웅길 교육부문 이사, 이강윤 대외협력부문 이사, 권영일 감사도 새로 선출됐다. 감사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은 모두 경선으로 진행됐다. 새로 선출된 인사들은 대부분 기존 경영방향에 비판적인 인물로 알려졌다. 이날 협동조합 이사회는 곧장 이사회를 개최하고 현 이사를 이사장으로 지명했고, 총회 참석 대의원 132명 중 104명의 동의를 얻어 이사장에 선임됐다.

▲ 현상윤 국민TV 이사장 (사진=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앞서 국민TV 내부에서는 지난 5월부터 징계 문제를 두고 갈등이 있었다. 노동조합(위원장 김영환)은 조직개편과 인사, 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7월22일부터 제작을 거부해왔다. 현재 40일째(8월30일 기준) 제작을 거부 중이다. 국민TV는 그러나 제작거부 조합원에게 정직, 감급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 과정에서 국민TV 출연진 또한 경영진에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하며 출연을 거부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운동단체들은 ‘국민TV사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공동대책위’를 구성해 중재에 나선 바 있다. 국민TV 측은 국민TV공대위와 출연진의 중재안을 거부했다. 그러나 결국 8월21일 서영석 이사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고, 미디어협동조합은 신임 경영진을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국민TV노동조합 김영환 위원장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기존 경영진에도 제안한 것처럼 대화창구가 열리면 제작거부를 풀고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제작거부 조합원들은 대부분 정직 등의 중징계가 확정돼 있는데, 신임 경영진이 징계 문제를 풀어낼지도 관건이다. 제작거부에 따른 파행을 풀어내는 것이 신임 경영진의 당면 과제다.

이에 대해 현상윤 이사장은 30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제작거부는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대화하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라는 원칙을 신임 이사 간담회를 통해 확인했다”며 “빠른 시간에 공식적인 대화 창구를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 간 접촉을 하면서 다음 주초에 이사회를 소집해 논의해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 7월22일,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제작거부 돌입을 선언했다. (사진=미디어스)

새로운 경영진의 과제는 또 있다. 노동조합 등과 갈등을 빚어온 인사들이 여전히 노동조합에 적대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영석 전 이사장은 이사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힌 자리에서 “조합게시판에서 있었던 저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독행위에 대해서는 사법당국에 고소하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라디오제작팀장으로 보직이 바뀐 조상운 전 사무국장은 27일 별도의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상윤 이사장은 “그 동안 조직갈등이 심해서 그 후유증이 남아 있다”며 “대승적으로 좋은 방법을 만들어 제각각 자기 역할을 하자며 설득하고 대화할 생각이다. 서로의 간격을 좁혀 나가는 대화와 설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상윤 이사장은 갈등의 도화선이자 향후 국민TV 방향에 영향을 줄 조직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TV의 위상과 정체성, 그리고 예산과 편성과 관련된 부분이고 (협동조합과 국민TV 내)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노사TF를 구성해 공감대를 가지고 새로운 편성안을 짜고, 새 편성안에 맞게 조직개편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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