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김C의 이혼 사실이 보도되고 마치 당연한 절차인 양 대중의 비난이 쏟아졌을 때 그에게 일말의 연민을 느꼈던 것은 사실입니다. 아무리 그 과정이 탐탁지 않다고 한들, 파경 사실이 알려진 와중에 위로가 아닌 비난을 받아야하는 연예인의 처지에 측은지심이 생겼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만 하루가 채 되지 않아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진 ‘김C 열애 인정’이라는 기사를 보니 순간 멍한 기분이 듭니다. 연예인 걱정은 해줄 게 아니라더니… 라는 부질없는 넋두리를 해보기도 하고요.

▲ 사진- 김c 트위터
지난 4일 김C의 소속사 디컴퍼니 측에서는 항간에 떠도는 소문인 김C와 스타일리스트의 열애설을 인정했습니다.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결혼을 생각할 상황이 아니라고 밝힌 관계자는 김C가 여자친구인 스타일리스트와 언약식을 올렸다는 보도는 사실 확인이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상대가 일반인이라 자세한 부분까지 밝히기는 어렵다는 소속사 측의 태도는 무척이나 조심스러웠습니다.

김C의 소속사 관계자가 이토록 몸을 사리는 까닭은 추측과 의혹을 낳을 수밖에 없는, 이혼 이후 즉시 열애라는 보기 드문 전개 때문일 것입니다. 공식 발표가 최근이었을 뿐, 지난해 합의이혼의 절차를 완료한 김C 부부의 갈등은 2010년부터 파경을 목전에 두고 있었을 만큼 심각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C의 오랜 유학과 성격 차이에서 불거진 두 사람의 갈등은 그가 독일 유학에서 돌아온 뒤 별거라는 최악의 국면을 맞이했다고 하니, 지난해 합의 이혼은 벌써 4년 전부터 예정된 수순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한쪽에서 상대방을 고소하거나 지지부진하게 싸우고 있는 상태가 아닌 합의이혼이라는 원만한 결과를 이끌어낸 두 사람입니다. 정작 당사자의 입장마저 제대로 발표되지 않은 이 상황에 추측을 기반으로 한 비난 세례는 악플일 뿐이겠지요. 더군다나 부부의 일은 어디까지나 본인들의 몫이고 대중이 왈가왈부할 상황이 아닌, 철저한 사생활의 영역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미지를 먹고 사는 연예인의 입장에서 그가 고수했던 지난 캐릭터와 대중이 품은 환상을 깨뜨려버린 대가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피해갈 수 없는 절차임은 분명합니다. 김C의 메인 담당은 소속그룹 뜨거운 감자의 리드 보컬이지만, 그를 만천하에 알리게 된 계기는 분명 가요 무대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이며 음악보다 먼저 대중을 공략했던 것 또한 김C 본연의 매력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싫어하는 단어가 뭔지 아세요? 카리스마, 뜬다, 마누라예요. 저는 힘 빼고 살고 싶고, 색시라는 말이 좋아요.” 어수룩하게 내팽개쳐진 자유로운 영혼처럼 보이지만, 부인을 ‘색시’라 부르며 지극정성으로 아끼는 모습에 비록 잘생긴 외모는 아니지만 많은 여심을 붙들기도 했던 그에게 유부남 김C로 얻은 호감도는 그가 만든 음악 이상의 성취였습니다.

▲ 가수 김C ⓒ연합뉴스
더군다나 다른 누구도 아닌 김C 본인의 입으로 표현한 전처의 캐릭터는 그야말로 조강지처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습니다. 미래가 불투명한 김C와의 연애를 반대했던 장인이 아내를 쫓아내자 그가 살던 원룸으로 들어와, 무려 7년간 10원 한 장 벌지 못했던 김C를 디자인 회사에 다니는 아내의 수입으로 거둬 먹였던 80년대 신파극 같은 이야기는 대중이 그녀를 동경하기에 충분한 사연이었습니다.

김C의 딸이 아빠의 성만이 아닌 엄마의 성을 동시에 가진 축복받은 아이가 된 이유 또한, 대중의 경외심만큼이나 김C 스스로 품은 아내를 향한 극진한 존경의 의미라고 밝혀진 바가 있습니다.

이토록 바람직한 가정의 본보기라고 상상하게끔 했던 김C 부부의 이혼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기 짝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여러 매체에서 이미 기정사실화된 김C 여자친구와의 만남이 전처와의 이혼이 마무리되기 이전이라는 정보에 대중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토록 본인의 입으로 밝혀왔던, 은인이나 다름없는 아내에게 상처를 입히고 헤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은 아무리 이성적인 판단을 하더라도 막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연예인의 이혼과 열애는 사생활이며 대중이 간섭할 영역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가 대중에게 제공했던 캐릭터로 얻은 이익이 있다면 그 기대 가치가 떨어졌을 때 돌아오는 불이익은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일 것입니다. 그 모두를 감수하고 택한 새 만남에 세기의 사랑이라는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만, 한때 유부남 김C의 매력을 찬미했던 일반인의 입장에서 새 만남의 축하보다는 이혼의 유감이 먼저 밀려오는 것은...... 아아, 애석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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