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국민의힘 전·현직 원내대표가 “KBS, MBC, YTN 등 공영방송·준공영방송이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12일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주관한 <공영방송 총체적 난국과 혁신방향 토론회>에서 축사를 맡은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5년간 KBS, MBC, YTN 등 공영방송·준공영방송이 공영성을 지키지 못했다”며 “언론의 기본적 기능인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하지 못하고, 때론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는 것이 현주소”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어떤 언론은 민주노총 소속의 언론노조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어찌해야 하나. 민영화해야 한다는 주장, 손을 놔야 한다는 주장 등이 있다”고 말했다.

12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공영방송의 총체적 난국과 현식방향>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사진=유튜브 유니온케이)

이어 “저도 공영방송으로부터 많은 피해를 받은 피해자”라며 “채용 비리로 수사받던 시절, 문재인 정부 특별 수사본부가 꾸려진 뒤 보도가 쏟아졌는데 방송사들이 저의 의견도 안 물어보고 그냥 범죄자로 낙인찍었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2월 대법원으로부터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권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강원랜드 교육생 공개 선발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해 의원실 인턴 비서 등 11명을 채용하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권 대표는 “MBC는 무죄가 나왔다는 보도를 하면서도 저의 입장을 묻지도 않고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며 “세상에 이런 방송이 있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여든 야든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방송을 기대하고 계시죠? 좋은 방송, 방송의 환골탈태를 만드는데 다 같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제가 지난번 ‘문재인 정권이 친정권 인사를 낙하산으로 내려보내 MBC, KBS, YTN 등 공영·준공영방송을 정권의 홍보 나팔수로 전락시켰다’고 발언한 뒤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고 입을 열었다. 지난 5일 김 전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발언해 새언론포럼 등 언론단체로부터 비판받았다. (▶관련기사 : 공영방송이 문 정권 나팔수? "증거 있다면 제시하라")

김 전 원내대표는 “(저에 대한) 엄청난 공격이 쏟아지는 걸 보면서 이렇게 비판하신 분들은 어떤 잣대를 가지고 공영방송을 바라보는지 생각이 들었다”며 “지난 대선뿐 아니라 언론, 특히 공영방송·준공영방송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이상 이처럼 정권 편향적이고 권력 지향적인 언론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서 여당이 됐으나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똑같은 마음으로 방송, 신문, 언론의 공정성이 지켜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2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공영방송의 총체적 난국과 현식방향>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사진=유튜브 유니온케이)

국민의힘 전·현직 원내대표 발언에 대해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협력실장은 "국민의힘은 2014년 길환영 KBS 사장이 왜 해임되었는지 벌써 잊은 모양"이라며 "세월호 참사를 시작으로 전방위적인 공영방송과 언론 통제가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로 이루어졌다.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비망록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공영방송을 탄압한 당사자들이 자신의 피해를 언급하고 '정부여당이 언론 공정성을 지키겠다'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는 발언"이라며 "이 말 자체가 여전히 기득권을 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원한다면 국회 언론특위에서 4월 달 안에 관련법 개정에 나서면 된다. 토론회에서 한탄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공영언론미래비전100년위원회, 미디어미래비전포럼, 자유언론국민연합이 주최했다. 상임대표를 강규형 전 KBS 이사가, 공동집행위원장은 허성권 KBS노동조합 위원장과 박소영 행동하는자유시민대표가 맡고 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