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 '검언유착 의혹' 보도에 대해 채널A, 한동훈 검사, 대검찰청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공동대응한 정황이 확인됐다.

미디어스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 1심 재판 수사기록을 입수했다. 2020년 4월 2일 채널A 배혜림 법조팀장이 강수진 보도본부 부본부장(현 보도본부장, 채널A 진상조사위원)에게 보고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배혜림 팀장은 '한동훈 검사장과의 대화'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보냈다. 배혜림 팀장이 한동훈 검사와 2020년 3월 30일부터 4월 1일까지 나눈 대화를 정리해 보고한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3월 30일 한동훈 검사는 MBC 기자로부터 전화받은 사실을 배혜림 팀장에게 알리고 '근거없는 의혹제기에 신중을 기해주시기 바란다'는 문구로 대응하는 방안을 상의했다. 이후 한동훈 검사는 MBC 기자가 대검찰청 대변인실에 보낸 질의내용, MBC 기자가 자신에게 보낸 질의내용을 배혜림 팀장에게 추가로 보냈다.

한동훈 검사(왼쪽)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사진=연합뉴스)

MBC 단독 보도 당일인 3월 31일, 한동훈 검사는 이날 오전 배혜림 팀장에게 '녹취록은 있을 수 없다. 녹취록이 있다면 달라. 목소리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할 경우 부득이 법적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대응하겠다고 알렸다. 한동훈 검사는 오후 배혜림 팀장과 통화에서 "채널A가 MBC에 '녹취록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요청했다. 배혜림 팀장은 '보도내용을 확인한 후 녹취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4월 1일 한동훈 검사는 배혜림 팀장에게 채널A 간부와 직접 통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배혜림 팀장은 김정훈 보도본부장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이후 한동훈 검사와 배혜림 팀장은 MBC가 보도 예정인 리포트 내용을 교환했다. MBC는 이날 검언유착 의혹 추가 보도를 방송했다.

같은 날 대검 대변인은 채널A에 한동훈 검사로부터 들은 내용을 자신이 정리한 것이라며 ▲'법조계·금융계 관계자가 취재내용 등이 담긴 취재수첩을 취재원에게 보여준 바 있고, 제3자와의 통화 녹음을 취재원에게 들려준 적이 있는데 취재 상대방, 통화 상대방은 한동훈 검사가 아님' ▲'기자가 취재원에게 한동훈 검사가 아님을 알려주었음에도 MBC는 사실을 은폐하고 보도'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검 대변인은 이 같은 내용으로 취재대응을 하고 있다고 채널A에 설명했다. 또한 대검 대변인은 전화통화로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할 때에도 동일한 내용으로 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동훈 검사는 배혜림 팀장에게 '대검이 법무부에 채널A 공식 입장을 반영해 보고한 것 들었나'라고 물었고, 배혜림 팀장은 '알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4월 2일, 대검 대변인은 채널A에 대검이 발표하지도 않은 입장을 미리 일러줬다. 대검 대변인은 "법무부가 감찰 대신 진상조사로 발표할 것으로 안다. 이후 대검이 낼 반응 문구를 미리 보내주겠다"고 했다.

대검 대변인이 카카오톡을 통해 배혜림 팀장에게 보낸 문구는 "최근 MBC 뉴스데스크 보도와 관련하여, 대검찰청은 '채널A 기자와 신라젠과 관련하여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검찰 간부의 입장, '기사 중 녹취록이나 통화 녹음은 거론되고 있는 검찰간부와 무관하다'는 취지의 채널A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는 등 보도의 진상 확인해 필요한 사항을 어제(4.1) 법무부에 전달한 바 있습니다"라는 내용이다.

한편, 배혜림 팀장은 2020년 4월 2일 사내 누군가에게 "윤석열 총장이 OO 기자 통해서 계속 물어오고 있나봐요. 음성파일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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