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손흥민 활약에 따라 토트넘의 승패가 갈린다는 사실을 이번에도 잘 보여주었다. 실제 손흥민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골을 넣었을 경우 패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 점에서 손흥민의 토트넘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다.

지난 번리와 경기는 갑작스럽게 내린 폭설로 인해 중단되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예상하지 못한 경기 취소가 토트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었지만, 현재까지는 긍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허무한 패배 후 번리전 취소로 여유를 찾은 토트넘은 홈으로 올 시즌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브렌트포드를 불러 경기를 치렀다.

오늘 경기는 토트넘이 상대를 압도한 경기였다. 브렌트포드가 올 시즌 보여준 강력한 모습을 차단하고, 토트넘의 경기를 했다는 것은 이후 경기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다. 쓰리백으로 전술을 바꾼 상황에서 콘테가 원하는 경기를 보여줘야 하는데 오늘 경기가 바로 그러했다.

윙백으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레길론은 오늘도 맹활약을 펼쳤다. 토트넘의 첫 공격 상황도 레길론에서 시작되었다. 전반 6분 중앙으로 들어오던 레길론은 밑으로 내려와 있던 케인에게 패스를 해줬고, 수비수에 막힌 손흥민 대신, 오른쪽으로 빠져있던 모우라에게 패스했다.

활짝 웃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이 브렌트포드 수비수들을 품고 있어 모우라는 편하게 슛을 할 수 있었지만 골키퍼 선방으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 과정에서 무리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토트넘 선수들이 이제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이전 경기까지 뭔지 모를 어수선함에 패스나 공간을 만들어주는 과정마저 엉성했던 점을 생각해보면 초반 첫 공격에서 보여준 무리 없는 과정은 오늘 경기를 기대하게 했다. 이런 흐름은 자연스럽게 골로 연결되었다.

전반 12분 왼쪽에서 치고 올라가던 손흥민은 왼발로 중앙으로 강력한 크로스를 올렸다. 선수들이 밀집해 있는 상황에서 벤 데이비스가 뛰어올랐고, 브렌트포드 수비수들 역시 방어를 위해 나선 상황에서 카노스의 머리를 맞고 자책골이 되며 첫 골이 나왔다.

손흥민의 크로스는 정확했고 빨랐다. 이를 막기 위해 브렌트포드 수비수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빠르고 정확한 크로스는 모두를 당황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이 크로스는 초반부터 분위기를 토트넘으로 가져오게 만들었다.

손흥민 '슛!' [EPA=연합뉴스]

21분에는 손흥민이 프리킥으로 상대 골키퍼를 위협하기도 했다. 물론 바운드가 되며 상대적으로 쉽게 잡아내는 공이었지만, 손흥민의 활발한 공격 가담과 득점에 대한 욕심이 잘 드러났다는 점이 중요했다. 이타적인 공격을 하던 손흥민이 오늘 경기에서는 욕심을 냈다.

전반 36분 손흥민은 단독 드리블을 하며 브렌트포드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며 슛까지 이어갔다. 안쪽으로 감기며 골키퍼가 선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만, 과정에서 보여준 손흥민의 몸놀림은 상대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37분 코너킥 상황에서도 손흥민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호이비에르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다시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추가골을 넣지 못했다. 오늘 손흥민의 킥이 무척이나 날카로웠고 전반 많은 득점 기회는 모두 손흥민을 통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후반 시작과 함께 스킵이 케인에게 멋진 패스를 보냈고, 1:1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마무리하지 못했다. 반박자 빠른 공격으로 골을 넣어야 하지만 케인은 여전히 리그 경기에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완벽한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결정하지 못하는 케인의 한계는 이번 상황도 아쉬움으로 마무리되었다.

후반 6분 레길론의 크로스를 데이비스가 골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다시 골키퍼에게 막히며 기회를 놓쳤다. 전반전에 이어 후반전에서도 토트넘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후반 18분 브렌트포드의 공격이 펼쳐졌다.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대 브렌트퍼드의 경기에서 토트넘의 손흥민(29)이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런던 로이터/액션이미지=연합뉴스)

야넬트의 패스를 토니가 슈팅을 했지만 골키퍼 선방이 이어지며 무산되었다. 그리고 이어 손흥민의 5호 골이 나왔다. 후반 20분 수비 진영에서 산체스는 기습적으로 손흥민에게 롱패스를 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밑에 위치한 케인에게 패스를 내줬다.

이 과정에서 왼쪽 측면에서 레길론이 치고 올라갔고, 이를 본 케인은 레길론에게 패스를 내줬다. 이 과정에서 오른쪽으로 달리기 시작한 손흥민은 빠른 발로 상대 수비를 제치고 들어갔고, 레길론의 패스를 편안하게 슛으로 연결해 시즌 5호 골을 달성했다.

산체스의 롱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바로 밑에 있던 케인에게 연결하고, 케인은 왼쪽 측면에서 올라가는 레길론에게 패스를 하고, 빠르게 상대 진영으로 치고 올라간 손흥민에게 패스해 골로 만드는 이 모든 과정이 아름다웠다. 토트넘이 강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득점 과정이었다는 것이 중요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자책골 유도와 시즌 5호골로 승리하며 리그 6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다른 팀들보다 한 경기를 덜한 상황에서 6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4위권까지는 승점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지금부터 토트넘의 행보가 내년 시즌을 결정지을 수 있다.

손흥민과 인사하는 콘테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현재와 같은 상황을 잘 유지하며 이끈다면 다시 챔스리그 복귀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치고 올라오는 맨유가 있고, 아스날이 존재한다. 여기에 웨스트햄까지 단단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토트넘은 남은 모든 경기들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첼시와 맨시티, 리버풀이 3강을 유지하며 하위 팀들과 승점차를 벌리고 있는 상황에서 토트넘은 현재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웨스트햄의 자리를 노리는 것이 현실적이다. 한 경기를 덜 치르고 승점 22점인 토트넘은 24점의 웨스트햄 자리를 노릴 충분한 자격이 있다. 물론 오늘과 같은 경기력이 꾸준하게 이어져야 한다는 전제가 존재하지만 말이다.

오늘 경기는 간만에 토트넘의 강점이 잘 드러난 모습이었다. 케인이 여전히 미흡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 외의 선수들은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콘테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이 어느 정도 빛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자신의 경기를 만들기 위해 지옥 훈련을 이어가는 콘테식 토트넘이 과연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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