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54
default_setNet1_2

무지인가 왜곡인가? 조선업 인력난이 노동법 때문?

기사승인 2021.09.07  18:17:32

공유
default_news_ad1

- [기고] 탁종열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 소장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조선업계 인력난의 원인과 해법은 무엇일까요? 

중앙일보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는 인(人)프라 <사상 최대 수주라는데 정작 배 만들 사람이 없다>에서 조선업 인력난이 노동법 때문이라고 합니다. 조선업계가 최근 10년 넘게 이어진 수주 절벽에서 벗어나 세계 1위의 위상을 되찾았지만 ‘노동법’에 발이 묶여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김기찬 기자는 기사에서 “시장과 호흡하는 정책이 아니라 ‘정치성 정책’이 조선업 노동시장을 어그러뜨리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고 현장 관계자의 목소리를 소개합니다. ‘최저임금과 주52시간, 중대 재해와 관련 작업 중단’으로 노동자 임금이 하락하고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등 조선업이 인력난 때문에 도태 위기에 빠졌다는 겁니다.

중앙일보 7일자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의 <사상 최대 수주라는데 정작 배 만들 사람이 없다>

그런데 중앙일보의 기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상한 점이 발견됩니다. 김기찬 기자는 기사에서 “조선업은 고용 변동이 심하고 노동강도에 비해 임금은 적다. 10년 전만 해도 다른 업종 보다 월급이 두둑했지만 지금은 역전됐다”고 조선업의 현황을 설명합니다.

또 “협력업체의 일당은 13만~14만원인데 비해 건설노임은 17만~20만원에 이른다”며 “기술을 배우던 청년도 반도체 공장 증설과 같은 대규모 건설 현장이 생긴다는 말이 나면 우수수 빠져 나간다. 기술 축적이 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조선 제조업종은 이미 끝났다”는 현대중공업 임원과 협력업체 대표들의 걱정을 전합니다. 

조선업 인력난의 원인을 ‘고용 불안과 높은 노동강도, 저임금’이라고 하고서는 결론은 엉뚱하게 ‘노동법’에 책임을 떠 넘기고 있는 거죠.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김호규)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지난 8월 10일 <그 많은 배는 누가 만드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조선업 인력난 문제에 대해 전혀 다른 처방을 내놓았습니다. 금속노조 조선분과와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가 지난 3년간 노동연구원 박종식 박사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현대미포조선, 삼호중공업, 삼성중공업, HSG 성동조선해양, 한진중공업, STX 조선 8개사의 노동자들의 수는 지난 3년간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2019년 1월 101,058명이었던 원하청 노동자는 2021년 5월 기준으로 90,771명으로 10% 감소했습니다. 금속노조는 지난 20년간 해고와 계약 해지로 조선업 노동자들이 플랜트, 건설 산업으로 이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금속노조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원청 노동자는 39,921명, 하청노동자가 50,850명으로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의 비중이 20% 더 많습니다. 원청 노동자의 상당수가 기술, 영업, 일반 사무직에 종사하고 있어 현장에서 일하는 기능직 노동자를 기준으로 할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 노동자의 2배 이상입니다. 금속노조는 보도자료에서 “조선소는 한사람이 겨우 들어갈 정도로 좁은 공간을 드나들면서 목숨을 걸고 높은 곳에서 쇠를 깎고 용접을 해야 하는 곳”이라며 과거에 비해 지금은 하청노동자와 원청노동자 모두 임금이 삭감되면서 다른 업종에 비해 임금이 낮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중앙일보 김기찬 기자는 제조업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2019년 조선업은 102.8로 좁혀졌고 최근엔 100밑으로 떨어졌다고 밝혔죠. 이는 금속노조의 보도자료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금속노조는 “자동차 산업처럼 하청으로 일정 기간 일한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신규 채용 시 가산점을 부여하기도 힘들기에 조선산업에서 일하고자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이제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정규직 위주로의 재편’을 촉구했습니다. 중대재해의 원인이 되는 위험의 외주화도 모두 불법 다단계 하도급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앙일보는 ‘외국인 노동자 전면 고용’, ‘주52시간제 유예’, ‘최저임금’을 조선업 인력난의 원인이라고 보도했지만, 이는 조선업계 경영진들의 일관된 요구로 ‘민원성 기사’에 불과합니다. 금속노조는 “조선산업은 개별 노동자의 숙련이 매우 중요하다. 일본은 조선산업을 사양 산업으로 규정하고 정책적으로 조선산업의 규모를 줄였다. 명맥만 유지하던 일본은 배를 만드는 노동자가 부족하자 외국 노동자들에게 의존했고 일본 조선산업이 경쟁력을 잃은 가장 큰 원인이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업계가 요구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전면 고용이나 주52시간제 유예는 결과적으로 숙련노동자를 버리고 조선산업의 축소와 청년 노동자들을 다른 산업으로 몰아내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하지만 일자리 정책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항상 같은 결론입니다. 최저임금, 주52시간제, 고용의 유연화, 기업 규제 완화…

이런 언론 보도는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듭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서도 ‘정치적 의도’에 따라 엉뚱한 결론을 내리기 때문이죠.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보다는 갈등을 부추겨서 무엇을 얻으려는 건가요?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탁종열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 소장 webmaster@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ad42
ad34
default_news_ad4
ad44
ndmediaus
ad47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ad43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ad45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ad46
ad48
default_setImage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