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 기자들이 이석래 신임 이사에게 “차기 사장 선출 과정에서 빠지라”고 요구했다.

1일 KBS 기자협회는 이석래 이사에 대해 “KBS가 중히 여기는 공정과 정치적 중립을 헌신짝처럼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 이사는 지난달 30일 KBS 노동조합 등이 진행하는 ‘언론중재법 개정 반대’ 국회 앞 필리버스터에 참여해 “가짜뉴스가 없다면 이 정권은 절대 탄생할 수 없는 정권이다. 최순실이라는 가짜뉴스를 생산해 이것을 진짜로 만들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했다”고 밝혔다.

이석래 KBS 신임 이사가 8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유튜브채널 펜앤TV 영상화면 갈무리)

이어 “앞으로 문재인 정권은 처참하게 망가질 거다. 저도 거기에 앞장설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당했던 탄핵보다 더 깊은 탄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해당 발언이 문제되자 KBS 이사 임기가 시작되기 전 발언이고, 국정농단 사건 보도와 관련한 발언은 실수라고 미디어스에 해명했다. (▶관련기사 : "최순실은 가짜뉴스"라는 신임 KBS 이사)

이 이사의 이같은 해명에 대해 KBS기자협회는 “문제의 발언을 한 내정자 신분일 때와 정식 임명장을 받은 건 고작 하루 차이로 그새 환골탈태라도 했냐”며 “오늘도 치우침 없는 진실에 초점을 맞추려 애쓰는 영상 촬영 기자와 취재기자들을 모욕하는 발뺌”이라고 비판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사회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새 사장 선출 과정이 공정하고 신뢰받도록 하는 일”이라며 “이미 자신의 편향과 정치적 욕구를 드러낸 이석래 이사가 속한 이사회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국민과 KBS 구성원은 신뢰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석래 이사에게 사장 선출 관련 업무에서 빠질 것과 자숙할 것을 촉구했다.

같은 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석래 이사의 발언 때문에 공사의 독립성과 공공성이 심대하게 훼손됐다”며 “이석래 이사의 이사회 참여를 막겠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KBS노동조합 조합원이 3천 명이 돼야 한다”는 이 이사의 발언에 대해 “노동조합에 대한 사측 인사의 부당한 지배개입 의지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말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명백하게 위반한 발언으로, 정치적 책임은 물론 법적 책임 역시 함께 물을 것”이라고 했다.

KBS본부는 “이 이사의 망언은 본인을 KBS 이사로 임명될 수 있도록 힘써준 누군가에 대한 감사 인사이자 이사 재임 기간 동안 특정 정파의 이익만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충성 맹세”라면서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는 달라져야 한다. 정치권은 공영방송 이사, 사장 선임 과정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임 이사들이 참여하는 첫 KBS 이사회는 6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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