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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바라던 바다' 지적재산권 침해 논란 "상표·콘텐츠 유사"

기사승인 2021.09.09  09: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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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주도좋아, 2013년부터 해양정화·라이브공연 프로젝트…JTBC "따라했다는 주장, 납득 어렵다"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문화예술 단체 '재주도좋아'가 JTBC 예능 프로그램 '바라던 바다'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재주도좋아는 JTBC '바라던 바다'가 상표권을 침해하고 있고, 콘텐츠 유사성이 짙다며 JTBC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또 '바라던 바다' 명칭에 대한 권리가 재주도좋아에 있다는 사실을 향후 방송분에 표시해달라고 했다. JTBC는 사전에 '바라던 바다' 프로젝트를 인지한 바 없고, 현행 상표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JTBC는 '바라던 바다'라는 명칭과 프로그램 내용 등은 모두 범용성이 짙어 고유성이나 독창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요소라고 반박했다. 

JTBC '바라던 바다' 로고(왼쪽)와 재주도 좋아 '바라던 바다' 상표

내용증명 주고 받은 재주도좋아-JTBC… "제목·내용 유사" "사전 인지한 바 없어"

재주도좋아는 한수풀 해녀학교를 통해 만난 이들이 바다쓰레기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만든 문화예술 단체다. 재주도좋아는 2013년부터 '바라던 바다'라는 이름의 비치코밍(beachcombing) 프로젝트를 진행, 매년 바다를 배경으로 한 음악 라이브 공연, 해양정화 활동, 쓰레기 없는 마켓, 전시, 환경 강연, 업싸이클링 워크숍 등으로 구성된 행사를 개최해왔다. 2018년에는 재생플라스틱으로 만든 LP ‘바라던 바다’를 발매했다. 

이달 들어 SNS,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JTBC '바라던 바다'가 재주도좋아의 '바라던 바다' 명칭과 콘텐츠를 허락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취지의 글이 게재됐다. 이에 지난 6일 재주도좋아는 SNS를 통해 "현재 JTBC에서 방영되고 있는 '바라던 바다'는 재주도좋아와 관련없음을 알려드린다. 프로그램 방영 후 재주도좋아가 컨설팅을 했냐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재주도좋아는 JTBC에 프로그램 '바라던 바다'가 자사 프로젝트의 등록서비스표권, 즉 상표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재주도좋아는 2017년 '바라던 바다'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해 등록했다. 

재주도좋아는 JTBC '바라던 바다'의 제목이 재주도좋아의 등록서비스표인 '바라던 바다'와 동일할 뿐 아니라, 유사 콘텐츠들이 다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재주도좋아는 "각각 흩어져 있으면 흔한 것들이라도 연계되어 있을 때는 다르다"며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우연의 일치에 불과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제목과 콘텐츠의 유사성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주도좋아는 JTBC에 ▲민간 창작집단의 법률상 권리를 이용할 때 출처를 분명히 밝히고 합리적 이용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점에 대해 대표자 명의로 사과할 것 ▲향후 방송분에 '재주도좋아'의 '바라던 바다' 명칭에 대한 적법한 사용권설정을 받아 제작했다는 내용의 문구를 송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JTBC는 내용증명 회신을 통해 "당사는 귀사의 '바라던 바다' 명칭을 사용한 행사의 개최 여부 등에 대해 사전에 인지한 바 없으며, 더욱이 당사 방송프로그램과 귀사의 사회 공헌 활동이 연계되는 것으로 오인 혼동되게 하고자 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JTBC는 "당사의 '바라던 바다' 명칭 사용은 창작물인 방송프로그램의 제호로서 사용된 것이므로, 특정 상품 내지 서비스에 대한 상표로서의 기능을 가진다고 볼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또한 JTBC는 "상표권 침해 여부 판단과 별개로 당사 프로그램은 최초 기획된 바에 따라 9월 14일자 방송 편성을 마지막으로 종영 예정에 있으며, '바라던 바다'라는 명칭을 추가적으로 사용할 계획이 없다"며 "당사의 프로그램명 사용으로 인해 귀사에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바이며, 상호 원만한 해결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재주도좋아 '바라던 바다' 프로젝트 행사 (사진 제공=재주도좋아)

이후 재주도좋아 측과 JTBC 제작진 측 입장을 종합하면, JTBC는 관련 방송자막을 송출할 경우 표절을 하지 않았음에도 사실상 표절을 시인하는 효과가 발생해 재주도좋아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JTBC는 '바라던 바다' SNS계정에 상호협력을 위한 관련 게시글을 업로드하는 방향의 제안을 했다. 

재주도좋아는 상호협력을 위한 내용증명, '바라던 바다' 시즌2 여부, 상표권 침해로 판단하지 않는 이유, 방송자막송출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운 이유, SNS 게시물 업로드 시 포함될 내용 등을 재문의했다. 아울러 재주도좋아는 JTBC 사전인지 여부와 관련해 중앙일보·JTBC를 포함한 주요언론에서 '바라던 바다' 프로젝트를 취재·보도한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재주도좋아 측은 "제시한 답변 기한이 일주일이 지나도록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상표' 둘러싼 법적 쟁점, 특허청 상품분류냐 문자상표 효력이냐

'바라던 바다' 상표권 침해 여부와 관련한 법적 쟁점은 특허청 상품분류코드에 따른 해석상의 차이, 문자상표 등록 여부, 부정경쟁방지법 등에 있다. 재주도좋아가 2017년 상표를 등록한 분류는 연예오락업·문화활동업 등을 포함한 '제41류'다. 해당 분류는 영화·쇼·연극·음악·공연·교육 등의 분야를 포함하며 텔레비전에 의한 연예오락업을 포괄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수공연업, 공연기획업, 문화·교육적 목적의 컨퍼런스·컨벤션·전시회 조직업 등과 함께 유사 상품군에 라디오, 텔레비전, 방송, 라이브, 프로그램 기록·제작 배포업 등이 명시돼 있다. 

반면 JTBC는 방송업계가 통상 제41류가 아닌 제9류, 제38류 등 다른 분류에 상표를 등록한다는 입장이다. 방송프로그램명인 '바라던 바다'는 공연 등이 주를 이루는 제41류와 분류가 달라 상표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JTBC는 '바라던 바다' 상표 등록이 '문자상표 등록'과는 달라 명칭이 같다는 이유로 상표권 침해를 주장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표등록은 크게 '문자'와 '도형'(디자인 등)으로 나뉘는데 '바라던 바다'라는 명칭이 고유성이 낮아 문자상표 등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JTBC '바라던 바다' 스틸컷 (JTBC)

재주도좋아 "창작자 권리 기록할 것"… 제작 PD "따라했다는 주장, 납득 어렵다"

재주도좋아 관계자는 "우리는 '바라던 바다'의 정신이 그린워싱(Green-washing, 친환경 이미지로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행위)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경계한다. 환경에 무해한 축제로 잘 만들어 모두와 나누고 싶다"며 "그것이 기후위기에 예술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9년의 시간동안 큰 금전적 보상 없이도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좋은 개념을 너도 나도 실천하고 홍보하는 것은 너무나 환영한다. 하지만 출처·원작자는 밝혀야 하는 것은 기본 룰"이라며 "음악·공연·출판·방송·미술 등 거의 모든 창작 영역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표절·저작권 쟁점 수에 비해 공론화되는 경우는 많이 없다. 우리에게 이런 사건이 있었다고 자세히 기록해 건전한 창작 문화가 형성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문제제기 취지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본방송뿐 아니라, 향후 VOD서비스든 재방송이든 노출이 지속될 경우 저희 활동의 원작성을 지속적으로 의심 받을 수 있다. 지금은 우리 활동을 아는 분들이 '너희가 컨설팅했느냐'고 오인하지만, 이후에는 우리를 모르는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베꼈느냐' 오인할 수 있다"며 "오인 가능성이 점차 높아질 수 있어 이후 모든 방송분에 관련 자막이 있어야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JTBC '바라던 바다'를 연출한 송광종 PD는 "일단 그런 프로젝트가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는데 따라했다고 얘기하는 걸 납득하기 어렵다"며 "2019년부터 해외 답사 등을 통해 기획한 글로벌 프로젝트 프로그램으로 레퍼런스가 전부 남아있어 따라하지 않았다는 걸 증빙할 수 있다. 재주도좋아에 착안해 이 모든 걸 진행했다고 하기에 설명되지 않는 게 너무 많다"고 했다. 

송 PD는 "'바라던 바다'는 문자등록을 할 수 없는,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문구다. 비치코밍, 플로깅(조깅하면서 쓰레기를줍는 행위), 씨클린(SeaClean) 등은 이미 해외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해온 것"이라며 "바닷가에서 버스킹을 하는 것 역시 제가 '비긴어게인'을 연출해 해외바다에서 버스킹 촬영을 많이 했다. 거기에 지속가능성을 담아내야겠다고 생각해 몇 년 동안 준비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송 PD는 "'바라던 바다'는 모 방송국 프로그램 제목, 음원 제목, 유튜브 채널 이름 등 2013년 전후로 널리 사용된 단어다. 기사가 났다고 하는데 저희가 세상에 나오는 '바라던 바다' 기사를 다 찾아보지는 않는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재주도좋아가 받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프로그램으로 손해나 타격을 입었다는 게 있어야 하는데 오인·혼동과 오리지널리티 침해가 피해의 전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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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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