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네이버 유료 구독 플랫폼에 참여한 조선일보 콘텐츠 대다수가 포털·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한 기사와 칼럼이다. 조선일보 유료콘텐츠 ‘프리미엄 조선’ 이용료는 월 4900원이다.

지난 5월 네이버는 유료 구독 플랫폼 '프리미엄콘텐츠'를 출범시켰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한겨레 등이 '프리미엄콘텐츠'에 참여했다. 네이버는 프리미엄콘텐츠에 하드 페이월(hard paywall) 방식을 도입했다. 하드 페이월은 사용료를 내지 않고 어떤 콘텐츠도 읽을 수 없는 ‘전면 유료화’를 뜻한다.

프리미엄콘텐츠에 입점한 '프리미엄 조선' 페이지 갈무리

유료 구독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선 ‘콘텐츠 차별화’가 뒤따라야 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9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유료 뉴스 콘텐츠'에 대해 구독 의사가 없다고 밝힌 응답자의 73.7%는 “포털·언론사 홈페이지의 무료 뉴스 서비스로도 충분하다”고 답했다.

프리미엄콘텐츠에 참여한 언론사들은 ‘콘텐츠 차별화’를 내세웠다. 한겨레신문의 자회사인 ‘코인데스크코리아’는 프리미엄콘텐츠에 업로드한 콘텐츠를 무료로 배포하지 않는다. 경향신문은 ‘경향noon’에 대해 “(프리미엄콘텐츠에 있는 콘텐츠는)기존 경향신문이나 포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오리지널 콘텐츠”라고 밝혔다.

조선일보가 출범시킨 ‘프리미엄 조선’은 기존 콘텐츠를 사실상 재활용하고 있다. ‘프리미엄 조선’은 Discovery(전문기자 기사), Audio(칼럼 및 사설), Theme(문화·역사·예술 분야 기사), English(영문 기사) 등 4개 카테고리에서 콘텐츠를 제공한다. Audio의 콘텐츠는 조선일보 지면에 게재된 사설과 칼럼을 그대로 옮겨왔다. 조선일보 사설·칼럼은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조선일보는 Discovery, Theme의 콘텐츠를 자사 홈페이지 [프리미엄] 카테고리에서 무료 공개하고 있다. [프리미엄] 카테고리 기사는 포털에 노출되지 않는다. 조선일보는 최원석 국제경제전문기자가 작성한 칼럼 ‘최원석의 디코드’를 '프리미엄 조선' 전용 콘텐츠로 지정했다.

조선일보는 “‘최원석의 디코드’의 ‘네이버 프리미엄’용 별도 기사”라고 소개했지만, 기사 전문을 자사 홈페이지에 무료 공개했다. 또한 English의 콘텐츠는 조선일보 영문판 홈페이지에 무료 공개된 기사와 칼럼 등이다.

이와 관련해 이성규 미디어스피어 대표는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이용자는 포털·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유료로 보지 않는다”면서 “이용자의 피드백을 얻기 위해선 유료 콘텐츠를 무료로 공개해선 안 된다. [프리미엄] 카테고리가 유료화돼야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유료 플랫폼에 대한 조선일보의 내부적 혼란이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기본적으로 언론사는 프리미엄콘텐츠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리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사업 다각화 목적에서 그냥 시작해봤을 가능성이 크다. 다수 언론은 남들이 다 하고 있으니 따라서 시작했는데, 얼마나 좋은 기사가 나올 수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김준일 대표는 “프리미엄 조선 구독자는 소위 ‘볼만한’ 기사를 모아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구독자가 큐레이션에 대한 효용성을 잃게 되면 이탈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큐레이션 모델로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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