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잇따라 발생한 도쿄올림픽 방송 사고에 대해 “지금 MBC 스포츠는 ‘올림픽은 MBC’라는 구호가 무색해질 정도로 위태롭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MBC본부는 27일 <신뢰 회복을 위한 모든 조치를 시행하라> 성명을 통해 “해당 국가의 국민에게 모욕감을 주고, 시청자들에게는 불쾌감을 안긴 변명의 여지없는 잘못이었다”고 밝혔다.

23일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MBC는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을 사용했다. MBC는 당일 방송 말미에 이에 대해 사과했다. 25일 루마니아와 축구 경기 전반전 이후 루마니아 선수의 자책골에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달아 비판받았다. (사진=MBC)

MBC본부는 “혹독한 책임 추궁을 받고 있는 구성원들과 같은 자리에 서서 반성과 회복의 길을 함께 하고자 한다”며 “단편적인 정보를 대상으로 쉽게 규정하려 하진 않았는지, 우리 안에 우월감이 자리 잡혀 있지 않았는지 주목을 끌기 위해 배려심을 잊은 적은 없는지 뒤돌아본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 시간을 시청자의 높아진 감수성에 발맞추고 공영방송 종사자로서 바람직한 태도를 확고히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MBC본부는 박 사장에게 약속한 바를 철저히 지킬 것과 책임자 문책에만 집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번 사태는 여러 요인을 총체적으로 살펴봐야 할 일이고 조직 개편의 적절성 여부도 배제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26일 박성제 MBC사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 사장은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며 “1차 경위를 파악해보니 특정 제작진 징계로 그칠 수 없는 기본적 규범 인식과 콘텐츠 검수 과정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대적인 쇄신 작업을 약속하며 내부 심의 규정 강화, 윤리위원회, 콘텐츠 적정성 심사 시스템을 만들어 재발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MBC 사장 "규범 인식과 콘텐츠 검수 과정의 문제")

MBC본부는 “스포츠 조직의 대규모 개편 작업이 이번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는지 살펴보겠다”며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내던져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 경영진이 개개인만 과도하게 추궁하면서 책임을 면피하려는지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언론시민단체는 MBC의 쇄신을 촉구했다. 언론인권센터는 26일 논평에서 “MBC는 뼈저리게 반성하는 한편 무례함을 반복적으로 생산해낸 내부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쇄신해야 한다”며 “가장 큰 문제점은 한 국가의 비극을 제3자의 입장에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 자료 화면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반복되는 잘못은 결코 실수가 아니다”라며 “올림픽 개막 3일 만에 중계 참사가 두 번이나 일어났다는 점에서 사태 심각성은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포츠 중계방송을 비롯한 모든 콘텐츠 제작부터 검수에 이르기까지 전반 시스템을 점검하고 쇄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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