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공영방송 KBS 이사 공모에 정치권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지원했다.

민병욱 전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강보영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겸임교수, 표양호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보도교양특별위원, 박준모 변호사 등이다. 권상희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교수, 김명성 전주문화재단 이사는 현직 국회의원이 추천인이다. 이동욱 도서출판 '자유선전' 대표의 경우, 야당이 현재 이사회 보궐이사로 추천한 바 있다.

KBS 이사 후보자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견 수렴기한은 오는 27일 오후 6시까지다. 방통위는 접수된 국민의견을 바탕으로 후보자 면접을 실시하고, 주요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KBS 이사 후보 지원자 55명 중 '추천인'을 기재한 지원자는 16명이다.

민병욱 전 이사장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언론특보단장을 맡았다. 민 전 이사장은 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의 미디어특보단장을 역임하고, 그해 9월 언론재단 이사장에 취임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언론재단 이사장으로 2010년 이성준 이사장(이명박 캠프 특보단장), 2013년 김병호 이사장(박근혜 캠프 공보단장) 등 대선 캠프 언론특보 출신 인사들이 임명돼 낙하산 인사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민병욱 전 이사장은 지난해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낙하산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저널리즘 진흥을 위해 이사장직에 오르고 싶었다고 밝혔다. 민병욱 전 이사장은 1951년생으로 KBS 이사로 선출될 경우, 유력한 이사장 후보가 될 수 있다. 이사장은 호선에 따라 연장자가 맡아왔다.

이동욱 대표는 월간조선 기자 출신으로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 추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 사태'로 명명했다. 이동욱 대표는 KBS 이사 지원서에서 "5·18 진상규명조사위원으로 활동해 온 경력은 KBS가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공영방송사로서 정상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자유한국당은 천영식 KBS 이사가 총선 출마를 이유로 재임 1년여 만에 사퇴하자 이동욱 대표를 보궐이사로 내세웠다. 그러나 방통위는 해당 KBS 보궐이사 추천 건을 부결시켰다.

강보영 겸임교수는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포털공정대책특위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강 겸임교수는 KBS 이사 지원서에서 방통심의위가 구성 특성상 '정치 도구화'되고 있다며 KBS 공정성 제고 방안으로 'KBS 콘텐츠 공정성 지표 개발'을 주장했다. 그는 "숫자는 정권으로부터 KBS의 공정성을 지키는 역할도 할 수 있다"면서 "내부 구성원 또는 노조 등 구성원 집단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각종 콘텐츠 제작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역시 공정성 지표"라고 했다.

표양호 전 위원은 1987년 통일민주당 정책전문위원, 1990년 민주자유당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실 부장(공보 업무), 김영삼 정부 청와대 공보비서관·정무비서관 등을 역임한 정치인 출신이다. 그는 KBS 이사 지원서에서 "KBS는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 결여, 뉴미디어 시대에의 대처 부족, 방만 경영과 만성적 적자구조 속 콘텐츠 생산 한계 등 총체적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장을 역임한 박준모 변호사는 지난해 3월부터 이달까지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역임했다. 2018년 9월부터 KBS 시청자위원 임기를 시작했으나 기재부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권상희 교수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경북 안동시예천군)이 추천했다. 권 교수와 김 의원은 안동고등학교 출신이다. 김명성 이사는 김성주 민주당 의원(전북도당위원장, 전주시병)이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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