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송중기가 돌아왔다.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라는 독특한 캐릭터로 시작한 송중기의 TV 복귀는 나쁘지 않았다. 박재범 작가의 전작 <열혈사제>의 스타일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사실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다가오고 있다. 마치 <열혈사제> 시즌2를 보는 듯하니 말이다.

<열혈사제>에서 가톨릭 사제가 주인공이었다면 <빈센조>에서는 마피아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것이 차이로 다가온다. 비슷한 배역들을 구축하고 코믹과 진지함을 적절하게 섞은 방식은 자기복제이거나 박재범 작가의 스타일로 봐야 할 것이다.

아버지나 다름없었던 마피아 보스가 사망했다. 유언에 따라 그는 아버지를 죽인 상대 보스를 찾았다. 그리고 끔찍한 복수가 이어졌다. 아버지와 자신을 조롱한 상대를 위해 준비한 것은 거대한 화마였다. 포도밭을 모두 태워버리며 유유히 떠나는 그는 바로 변호사 빈센조(송중기)였다.

형제처럼 지냈던 보스의 아들 파울로는 이제 자신을 보스로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아버지와 비교해 파울로는 보스로서 자격미달이었다. 그리하여 파울로가 아끼는 최고급 차를 폭파시키고 자신을 찾지 말라며 떠난 빈센조가 향한 곳은 바로 한국이었다.

tvN 새 토일드라마 <빈센조>

그는 왜 한국을 택했을까? 어린 시절 버려진 빈센조는 단순히 고국이 그리워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엄청난 금을 차지하기 위해 그곳으로 돌아왔다. 쓰러져가는 건물 안에 15톤의 금괴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빈센조는 금괴 숨기는 것을 요청한 이들에게 방법을 알려줬다. 그리고 이제는 주인이 사라진 그 금괴를 찾기 위해 이곳으로 돌아왔다. '금가 프라자'를 차지하려는 바벨 건설과 그래서 대립구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천하의 마피아 변호사였던 빈센조지만,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사기꾼들에게 모든 것을 털리고 말았다. 상상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면제에 취한 채 2인조 사기꾼에게 당한 그에게 남겨진 것은 5만 원이 전부였다.

초반 비장할 정도로 분위기를 잡았던 빈센조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무너졌다. 이 순간 극은 희극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금가 프라자'의 건물주 조영운(최영준)은 빈센조에게 목숨을 빚졌다. 그리고 그들은 사업 파트너가 되었다.

tvN 새 토일드라마 <빈센조>

그를 통해 소개받은 '금가 프라자' 사람들의 면면은 그저 그랬다. 일상에서 평범하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다만,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자신을 특별하게 포장했던 토토(김형묵)만이 당황할 뿐이었다. 그간의 거짓이 빈센조에 의해 모두 들통나게 되었으니 말이다.

잘나가는 변호사 홍차영(전여빈)은 언제나 승승장구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고객에게 승리를 안겨다 준다. 국내 최고 로펌인 우상의 에이스이기도 한 차영에게는 거칠 것이 없다. 오직 유불리만 따지며 승리에 도취된 차영에겐 그와 정반대에 있는 아버지가 있다.

'금가 프라자'에 자리 잡은 '법무법인 지푸라기'의 변호사 홍유찬(유재명)이 바로 차영의 친아버지다. 어려운 이들을 위해 일하는 그는 딸과는 정반대다. 그래서 그는 딸과 인연을 끊고 싶다. 하지만 차영은 부녀 관계를 끊겠다는 아버지를 찾아 말도 안 된다고 따질 뿐이다.

'금가 프라자'에는 '난약사'라는 절도 존재한다. 그곳이 바로 15톤의 금괴가 숨겨져 있는 공간이다. 빈센조가 이 건물을 지키며 금괴를 옮기기 위해서는 그 절을 차지해야만 한다. 이런 상황에 강력한 적이 등장했다.

해당 건물을 사서 그 자리에 새로운 건물을 지으려는 바벨건설이 구매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거부하자 이들은 조폭들을 동원했다. 건물주 조영운의 집으로 쳐들어가 아내와 딸을 인질 삼아 협박한 그들은 건물을 빼앗는 데 성공했다.

tvN 새 토일드라마 <빈센조>

어쩔 수 없이 건물을 빼앗긴 조 사장은 빈센조에게 연락하고 '금가 프라자'로 가던 도중 이들의 악랄한 방식에 다시 한번 당했다. 트럭으로 차를 밀어버리는 흉측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는 오직 목표만 존재할 뿐이었다.

바벨 측의 지시를 받아 움직인 곳은 앤트 재무관리라는 이상한 이름을 붙인, 온갖 악랄한 짓을 대행해주는 곳이다. 이곳의 보스인 박석도(김영웅)는 '금가 프라자'를 접수하기 위해 부하들과 의기양양하게 입성했지만 빈센조에 의해 체면만 구기고 줄자에 매달린 채 생명을 구걸하는 신세가 되었다.

첫 회부터 ‘단짠 드라마’의 정석을 잘 보여주었다. 무게를 잔뜩 잡았던 마피아 변호사의 사연으로 시작해 말도 안 되는 세계관으로 들어와 웃음을 쏟아내게 만들었다. <열혈사제>의 열성적인 시청자였다면 너무 비슷한 상황에 반색하거나 아쉬움을 표했을 듯하다.

홍차영 역의 전여빈에 대한 아쉬움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감독의 딕션에 충실하게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발음 문제 역시 회를 거듭할수록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사를 못하는 배우는 절대 아니니 말이다.

전반적으로 박재범 작가 스타일이 완벽하게 구현된 드라마다. OCN 시절부터 박 작가의 작품을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이번 <빈센조> 역시 즐겁게 시청할 수 있을 듯하다. 그 무엇보다 앞서는 것은 송중기다. 그의 등장만으로도 그 모든 단점들이 가려진다는 점에서 <빈센조>는 성공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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