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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팀장, 팀원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기각"

기사승인 2021.02.22  17: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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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원 4명 '직장갑질' 호소하자 '역신고'…"회사, 소극적 태도 일관" 내부비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TBS 한 팀장이 팀원들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가 기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TBS 노조는 사측의 소극적 태도가 사건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TBS 사측은 사건 초기부터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 대처했다는 입장이다. 

1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이하 TBS지부) 노보에 따르면 지난달 TBS A팀장은 소속 팀원 4명을 회사에 '직장 내 괴롭힘', 즉 '직장갑질'로 신고했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가해자가 '직장에서의 지위적 우위'를 이용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따라서 팀원을 상대로 하는 A팀장의 직장갑질 신고는 요건을 갖추지 못해 기각될 처지였다. 노조는 직장갑질을 호소하는 팀원을 A팀장이 역신고한 것으로 사측의 소극적 대처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TBS 사옥 전경 (TBS)

TBS지부는 "지위적 우위에 위치한 팀장이 반대로 팀원을 신고했다는 점에서 이미 '직장 내 괴롭힘'으로 성립되기 불가능한 사례였다"며 "기각은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TBS지부는 "팀장이 팀원을 신고하는 이런 '웃픈' 상황이 발생하기까지 회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해왔다"고 밝혔다. TBS지부가 회사의 대처를 지적하는 이유는 A팀장이 팀원들을 신고하기 전, 팀원들은 이미 사측에 A팀장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피해사실을 알렸기 때문이다. 

복수의 TBS 관계자에 따르면, TBS는 팀원들의 피해호소에 부서 차원에서 수차례 면담을 진행하고 외부기관에서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지만, '직장 내 괴롭힘' 사실확인을 위한 조사에는 나서지 않았다. 현행법에 따르면 회사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이뤄지거나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사실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TBS는 해당사건을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닌 '업무상 갈등'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관계자 설명을 종합하면 팀원들은 A팀장에 대해 ▲'결과물에 대해 이딴 걸 해오냐며 폭언을 했다' ▲'면담과 회의 도중 언성을 높이고 무시하는 일이 잦았다' ▲'직군에 맞지 않는 일을 강압적으로 시키고, 팀장의 일을 팀원에게 전가했다' ▲'타 팀원에 대한 뒷말을 했다'(업무능력 폄훼·연봉공개 등) ▲'특정업무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이름을 쓰지 않으면 자료를 배포하지 못하게 했다' ▲'업무 논의 중 팀원에게 역겹다는 말을 했다'고 사측에 진술했다. TBS 인재지원팀은 팀원 면담 시 이런 내용을 들은 적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TBS는 A팀장의 신고가 이뤄지자 직접 조사나 별도의 피·가해자 분리 조처를 취하지 않고, 사건을 서울시로 넘겼다고 한다. 팀원들은 A팀장의 신고가 이뤄지고 사건이 서울시로 넘어간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신고 대상자(가해자)로 지목돼 서울시 조사를 받았다. 

팀원들이 받은 서울시 조사를 바탕으로 신고내용을 재구성하면 ▲'4번의 회의를 하는동안 팀원들이 자신들끼리 키득거리고 쪽지를 돌려 팀장을 무시했다' ▲'팀장의 프로그램 예고편 수정지시를 팀원이 무시하고 작업완료를 시켰다' ▲'팀장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재택근무를 권유했으나 팀원이 불응했다' 등이다. 

TBS지부는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근로계약의 당사자인 회사가 직접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노력을 보여야 한다"며 "인재지원팀은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서울시에 의뢰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의 핵심 요소도 충족되지 않은 해당 신고를 서울시의 판단에까지 기대어야 하는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TBS지부는 "회사에는 지난해 2월 출범한 뒤 10달 동안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절차' 메뉴얼도 없었다"면서 "인재지원팀이 해당 사건을 서울시 인권담당관으로 넘기고 이틀이나 지난 후에나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TBS지부는 "인재지원팀은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사내 규정이 없을 시 서울시 규정을 따르도록 돼 있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조례보다 상위법인 근로기준법은 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발생조치' 등을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고 명시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정훈 TBS지부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팀원들은 '소외당했다', '회사가 방관자 역할을 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본질적인 문제는 회사에서 일어난 문제를 조직의 문제로 이해하지 않고 개인 간의 문제로 돌린 것"이라며 "회사가 뒷짐지고 나몰라라 한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 지부장은 "팀장이 팀원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신고를 먼저 했다는 이유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뉘었다"며 "이 정도는 조직에서 사실확인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회사가 (신고에 따라)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눠 보는 게 아니라, 양측의 의견을 듣고 사건에 적극 개입했어야 하는데 그냥 빠져버렸다"고 지적했다. 

조 지부장은 회사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해당 팀원들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조 지부장은 "사건 결과가 나왔고, 피해를 주장한 팀장은 회사를 나갔다. 회사가 사건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알음알음 사건을 알던 사람들은 '쟤네 때문에 팀장이 관둔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기각 판정으로 팀원들 잘못이 없다는 판정이 났지만, 회사는 모든 문제가 끝났으니 더이상 얘기를 하지 않는다. 그 기간동안 팀원들은 소외감을 계속 느끼고 있다"고 했다.

2월 16일 발간된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 노보 갈무리

TBS측은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노조 비판에 대해 "12월 11일 이전까지는 당사자들이 해당 사안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지 않았다"면서 "팀장-팀원 간 갈등을 회사 차원에서 인지한 7월부터 갈등 관리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분리 조치를 실시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했다"고 반박했다. 

TBS측은 "회사 차원에서 인지한 이후 바로 외부전문가를 투입해 2차례 갈등 관리 프로그램을 실시했다"며 "참여직원 모두가 만족스럽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하지만 갈등관리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직원과 팀장이 각각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상호 신고해 사실 확인 후 즉시 분리 조치를 실시했다"고 했다. TBS는 지난해 8월 1차, 9월~12월까지 2차 갈등 관리 프로그램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조사를 TBS가 아닌 서울시로 이관한 이유에 대해 TBS측은 "회사 간부가 집단 괴롭힘 피해 사실을 신고하며 정식 조사를 요청한 상황에서 회사 차원의 자체 조사보다는 서울시 차원의 조사가 더 공정하고 객관적이라는 판단 아래 신고인의 동의를 거쳐 서울시 인권담당관에게 조사를 요청하게 됐다"고 답했다. 

팀원들에 대한 구설수 등 2차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신고자를 보호하고,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되는 등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재발방지대책을 묻자 TBS측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사건 발생 시 신속한 해결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외부전문가를 '재단의 직장 내 괴롭힘 자문관'으로 위촉하였고, 자문관의 조력 아래 '직장 내 괴롭힘 처리 절차'를 마련했다"면서 "또한 지난해 12월 16일부터는 서울시와 노동부 메뉴얼을 참고한 '직장 내 괴롭힘 조사 및 처리 절차'로 업데이트 해 시행해오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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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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