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 사람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라는 국민의힘 측 비판이 나왔다. 과거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금 와서 국민의힘과 연합해 선거를 치르겠다는 안 대표의 행보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 원장은 “가슴이 없고 계산만 하는 정치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는 최근 실시된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을 얻고 있다. 4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안 대표 지지율은 24.9%로 2위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13.1%)보다 10%p 이상 앞선다. 5일 윈지코리아 조사결과 “안 대표가 범야권 후보로 적합하다”는 응답이 28.5%로 나왔다. 안 대표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중도와 진보층의 표를 얻기 힘들다”면서도 야권 단일화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안 대표는 “1월은 정책으로 경쟁하고, 단일화 논의는 2월쯤 하는 게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지상욱 원장은 6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 인식에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지 원장은 “안 대표 측은 보수라는 단어에 대해 진저리친 분들”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보수당과 연합해서 선거를 치르겠다고 하는지(모르겠다). 서로 간에 동의가 없으면 단일화는 거품이 빠지고 만다”고 했다.

지 원장은 “이분의 정체성이 도대체 뭐냐"라며 "민주당 대표를 한 사람이 (국민의힘과) 단일화에 성공하려면 각 당 지지자들에게 감동적인 동의를 구해야 한다. 보수랑 연대하면서 진보를 놓칠 수 없다는 건 가슴이 없고 계산만 하는 정치를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 원장은 서울시장 후보를 단일화하면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오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지 원장은 “(현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은 분산됐고 안 대표는 혼자 있다”며 “착시현상이 있다. 국민의힘 단일후보와 안 대표의 경쟁력을 조사하면 지금 나오는 숫자와 많이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지 원장은 “단일화를 막는 건 아니지만 국민의힘 후보로 만들어놓고 그게(단일화를 진행하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다.

지 원장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좌클릭’ 행보가 지지율 반등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 원장은 “탄핵 이전 지지층들이 많이 떠났는데, 지금 속속 돌아오고 있다”며 “구태, 잘못한 점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했고, 김 위원장이 개혁적인 어젠다를 던지면서 ‘국민의힘이 변하고 있구나’하는 진심을 중도층과 떠났던 집토끼가 돌아봐 주고 있다”고 했다. 지 원장은 “비호감도는 많이 줄고 있으나 조심해야 할 건 옛날로 돌아가면 한방에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말조심해야 하고 국민 공감지수에 맞는 표현들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에 언급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TBS 의뢰로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무선(80%) 가상번호와 유선(20%) RDD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0명을 대상으로 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9.5%다. 윈지코리아 여론조사는 아시아경제 의뢰로 2일에서 3일 무선 RDD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했다. 응답률은 6.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리얼미터·윈지코리아컨설팅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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