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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보도에 피해자 이름 43번 쓴 조선일보

기사승인 2020.09.29  18: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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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언련 모니터링 결과…안산시 "피해자 배려 없이 오직 선정성에만 초점"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초등학생 강간상해 혐의로 징역 12년을 복역한 조두순이 오는 12월 만기 출소한다. 이에 주목한 언론의 과도한 취재경쟁으로 피해자 가족과 안산 시민 전체가 불안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산시는 지난 11일 “안산시는 최근 잔혹한 성범죄자 조두순과 관련한 언론보도가 잇따르면서 피해자의 2차 피해와 잊혀질 권리를 배려하지 않고, 선정성만 부각하는 태도에 대해 심각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는 입장문을 냈다.

안산시는 “최근 조두순에 대한 언론보도를 보면, 많은 언론사가 언론의 순기능과 중요성, 그리고 한국기자협회가 권고하는 ‘성폭력 범죄 보도 세부 권고 기준’을 망각한 것으로 비쳐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고 호소했다.

조선일보 조두순 관련 보도

안산시는 조선일보의 9월 11일 자 <[단독] 조두순이 돌아간다는 안산 집, 1km 떨어진 곳에 피해 아동 살고있다> 보도를 꼽으며 “과거 끔찍했던 사건을 잊고 사회에 적응해 살아가는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이 이 기사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지 등 기본적인 배려를 망각한 채 2차 피해를 유발시켰다”고 지적했다.

안산시가 지적한 또 다른 보도들은 국민일보의 10일 자 <[단독] 출소 앞둔 조두순 “죄 뉘우처…안산으로 돌아갈 것”>과 11일 자 <[단독] 12월 만기 출소 조두순 “안산 돌아가 물의 안 일으키겠다”>다. 안산시는 “피해자와 안산시민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이 오직 선정성에만 초점을 맞추겠다는 듯 ‘단독’을 붙여 관심을 유도했고 수많은 언론사가 이들 기사를 받아쓰는 보도행태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8일 조두순 관련 보도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조선일보의 9월 22일 자 <“빚내서라도 조두순에게 이사비 주고 싶다, 안산 떠나라고”> 보도를 지적했다. 해당 보도는 피해자 아버지의 인터뷰를 담으며 피해자의 건강상태를 포함한 현재 상황, 주거 형태 등을 언급했다. 민언련은 “기사에 나온 단서로 피해자가 현재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유추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23일 자 1면에 실린 <“나라가 조두순 못막아주면, 000 돕기 모금 나설 것”> 보도에는 피해자 아버지 직업은 물론 다른 자녀의 취업 여부 등이 피해 아동의 주치의를 통해 소개됐고, 매달 얼마의 돈을 버는지 등 불필요한 정보까지 포함됐다. 민언련은 “피해자 가족이 조두순 씨를 피해 이사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한 취지겠지만, 가족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내용까지 꼭 필요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해당 보도는 현재 온라인 판에서 삭제됐다.  

한국기자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만든 ‘성폭력 범죄보도 세부 권고기준’에 따르면, 언론은 취재와 보도과정에서 성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의 2차 피해를 유발하지 않도록 피해자의 신상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성범죄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피해자의 사생활 등을 보도함으로써 피해자에게 범죄 유발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인식되도록 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조두순 관련 취재 보도과정에서 해당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안산시는 몇몇 기자들이 “현장 취재를 통해 보도하겠다”며 조두순의 집 주소, 심지어 피해자의 집 주소를 안산시 등에 묻기도 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이름을 넣어 사건명을 부르는 언론사 또한 여전히 존재했다. 사건이 발생했던 2009년, 언론시민사회는 피해자 이름으로 사건명을 부르지 말자고 호소했다. 중앙일보는 그해 10월 6일 1면을 통해 피해 아동 이름을 붙이는 대신 ‘조두순 사건’으로 고쳐 부르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최근 기사에서 조두순 피해자 이름을 43번 언급했다. 민언련은 “조선일보는 피해자 부모와 주치의 인터뷰에서 총 43번 피해 아동 이름을 언급했고, 기사 내용도 피해자의 현재 심리나 건강상태 등 피해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민언련 모니터링 결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일보, 한국경제가 온라인판 제목과 내용으로 피해 아동 이름을 사용했다. 반면 경향신문, 동아일보, 한겨레는 지면과 온라인판 모두에 피해 아동 이름을 쓰지 않았다.

민언련이 검색한 결과 9월 한 달간 총 8개 매체가 10건의 기사에서 피해자 이름이 붙은 사건명을 사용했다. 민언련은 “조두순 사건 피해자 이름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가장 먼저 근황이 따라붙는다. 피해자를 특정하며 명명했을 때 대중의 관심이 피해자에게 쏠리기 쉽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와 사건 재발방지 등 공익적 이유로 정보를 공개한다고 하지만, 대중의 잘못된 호기심을 충족시키거나 클릭 수를 늘리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근본적 해결에 한 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서는 성폭력 피해 회복과 성폭력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 및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왜곡된 성인식이 팽배한 우리 사회 구조적 환경변화를 이끌어낼 보도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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