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로렌스 조지프 호건이 한국에서 사간 K진단키트가 불량이라는 미 언론의 보도가 오보로 판명된 가운데, 이를 받아쓴 조선일보가 함께 비판받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주 한인회장 이태수 씨는 23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조선일보 보도를 두고 “많이 슬프고 답답하다”며 “메릴랜드 한인회 재외교민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부분은 한국 언론사들이 조금 더 철저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재외교민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나서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6시에 올라온 조선일보 보도와 같은 날 오후 3시 13분에 나온 보도.

조선일보는 22일 오전 6시경 <‘한국의 사위’ 美주지사가 사간 K진단키트 불량 많아 사용중단>보도에서 메릴랜드 일간지 ‘볼티모어 선’(The Baltimore Sun)의 18일 자 보도를 받아썼다. ‘볼티모어 선’은 래리 호건 주지사가 지난 4월 한국에서 구입한 수십만 건의 코로나 진단키트 검사에서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미국 전역의 요양원에 허위 양성 결과가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메릴랜드대 연구소에서는 (한국기업) ‘랩지노믹스’의 진단키트인 ‘랩건’을 더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

조선일보보도 이후 국내에서 랩지노믹스 주가가 한때 15.78% 하락했다. 하지만 오전 10시 메릴랜드 주정부와 메릴랜드 대학교 측의 '문제없다'는 입장이 보도됐다.

그러자 조선일보는 최초 보도 9시간 뒤 <불량논란 K진단키트 회사, 문제없다는 美대학과 주시사 입장문 공개>기사를 내고 메릴랜드 주지사와 메릴랜드 대학 측이 해명이 담긴 입장문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논란은 미국 메릴랜드주 최대 일간지 '볼티모어 선'의 보도에서 시작됐다"며 "이 소식이 국내에 전해지면서 랩지노믹스 주가는 22일 오전 한때 10% 이상 하락했다"고 썼다.

이태수 한인회장은 “주지사가 ‘한국 진단키트는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고, 공식적으로 오보라고 발표했는데 (볼티모어 선 측의) 정정보도는 아직 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볼티모어 선'의 최초 보도를 두고 “상당 부분 펙트체크를 미약하게 했으며 정치적인 문제가 얽혀있는 것 같다”고 했다. 메릴랜드는 80% 이상이 민주당 지지자들이다. 호건 주지사는 민주당 지역 내 유일한 공화당 주지사다. 한인회는 ‘볼티모어 선'이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이 보는 신문으로,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공화당 주지사를 비판하기 위해 이러한 기사를 작성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 회장은 “호건 주지사는 공화당인데 민주당 텃밭에서 공화당 정치인으로 직무수행을 하다 보니 민주당 측에서는 호건 주지사를 깎아내려야 될 시기고 기득권 내에서도 잘하고 계시니 질투나서 질책하는 부분이 없지 않나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번에 K방역을 하면서 호건 주지사께서 한국의 K방역 성과에 대해 큰 자부심으로 삼았고 미국에서 최초로 한국산 진단키트를 확보해 성공적으로 방역 산업을 추진했는데, 한국인들이 이곳에서 소수민족 측에 들어가니 그런 부분이 (오보에) 작용하지 않았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문제가 됐던 키트는 한국 키트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한인회에서는 무료검사를 한국키트로 했는데 아무 이상이 없었다. 메릴랜드주가 한국에서 공수한 건 50만 건으로, 일부 모자라서 다른 주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문제가 된 키트는) 한국 키트가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위) 9월 18일자 볼티모어 선의 보도 (아래) 랩지노미스가 공개한 외교부에 전달된 호건 주지사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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