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CJB 청주방송이 고 이재학 PD 사망 책임에 공식 사과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입장을 뒤바꿔 노동조합 검찰 고발 방침을 밝혔다는 내부 목소리가 나왔다. 청주방송 대주주는 이 PD 사망 원인이 노조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청주방송지부(이하 청주방송지부)는 18일 성명을 내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청주방송지부는 "대주주는 '노조대표와의 면담'에서, 이 PD 죽음의 책임이 노동조합에 있다는 뜬금없고 어이없는 주장을 다시 들고 나왔다"며 "이 PD를 해고하고, 이전투구식 법정다툼을 벌인 것이 노조인가. 조합이 재판 중단과 직접고용을 요청했던 사실을 잊은 것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앞서 지난달 23일 유족·‘청주방송 故 이재학 PD 대책위원회’·전국언론노동조합·청주방송 등 4자는 이 PD 사망 사건 해결과 관련해 ▲공식사과 ▲책임자 조치 ▲명예회복 ▲비정규직 고용구조·노동조건 개선 ▲조직문화·시스템 개선 등 6개 분야 27개 과제가 담긴 '합의서'에 최종 서명했다. 이에 따라 청주방송 사측은 공개 사과했다. 이 PD 사망 책임이 사측에 있다는 것이 합의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이 PD는 14년간 청주방송에서 일했지만 청주방송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프리랜서 PD로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요구했다가 회사로부터 해고를 통보 받은 그는 청주방송과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패소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 진상조사 보고서에는 이 PD에 대한 부당해고 사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청주방송측 허위 진술과 악의적 소송 지연, 동료 진술서 번복 강요 등의 문제점이 적시돼 있다.
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는 "'이재학 진상조사위'는 죽음의 원인이 노동조합과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보고서에서 분명히 밝혔다. 사태원인을 조합으로 전가하는 것은 엄연한 노동탄압"이라며 "대주주는 죽음의 원인이 조합에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며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했다.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청주방송 대주주의 이 같은 주장과 관련해 진상조사위는 보고서에서 "고인의 사망에 다른 원인이 존재한다는 제기가 있었으나, 조사 결과, 제기된 내용이 사실이라고 볼 근거가 없고 무엇보다 사망과의 시간적 간격, 고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 과정 등을 종합할 때 고인의 사망과는 무관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또 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는 대주주가 1998년 정리해고 당시 경영진 핵심 간부를 경영이사로 채용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청주방송지부는 "다시 정리해고를 하겠다는 '선전포고'로 들린다. 지난 3월 노사가 합의서로 약속한 소유와 경영 분리원칙은 사라졌다"며 "노사가 옥상옥 구조를 해결하겠다며 이사들을 정리하고 국장 중심 체제로 변경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경영이사가 없으면 회사가 망한다고 생각하는 구성원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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