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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에 '아스팔트 투쟁' 돌아가라는 조선일보

기사승인 2020.07.31  11: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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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국민이 옛날하고 완전히 달라졌다"는데 장외투쟁·의원직총사퇴 부추겨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속전속결' 부동산 입법처리 과정에서 거대 여당의 국회 운영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제1야당의 발목잡기식 태도 역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지만, 조선일보는 야당이 '아스팔트 투쟁'으로 돌아가기를 부추기고 있다. 대안없는 장외투쟁 등으로 '폭망' '자멸' 등 미래통합당 내 평가가 이뤄진 상황에서 민생법안을 두고 '장외 야성을 찾으라'는 식의 비판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다. 

조선일보는 31일 기사<필리버스터도 안했다, 野性 포기한 야당>(인터넷판 '필리버스터도 안했다, 야당 포기한 야당')에서 ▲필리버스터 ▲장외투쟁 ▲안건조정위원회 ▲의원직총사퇴 등의 태도를 취하지 않은 통합당을 질타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 "與 부동산법 폭주, 너무 무기력한 야당", "범여 190석 숫자에 짓눌리고 '서민 발목잡는 야당' 프레임 겁내", "장외투쟁·안건조정위도 포기", "의원직 총사퇴는 얘기도 안꺼내" 등의 부제목, 소제목을 달았다. 

조선일보 7월 31일 <필리버스터도 안했다, 野性 포기한 야당>

조선일보는 통합당의 필리버스터 카드가 정의당, 열린민주당, 무소속 등을 합친 '친여' 성향 범진보 의석이 190석이기 때문에 활용되지 못했다고 풀이했다. 국회법상 안건조정위 신청 포기는 '시민 발목잡는 야당' 프레임이 덧씌워질 우려와 조정위 구성 여야 비율에 따른 실효성 부족 등의 판단이 깔려있다고 했다. 장외투쟁이나 의원직 총사퇴 역시 실효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조선일보는 "야당에선 여당의 폭주를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의원직 총사퇴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종종 거론됐다"며 "현실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야당의 결기'를 보여주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말 여권이 예산안에 이어 선거법, 공수처법을 밀어붙였을 때에도 '의원직 총사퇴' 얘기가 자주 나왔다. 하지만 이번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30일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국민이 옛날하고는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무조건 의원들이 밖으로 뛰어나가서 장외투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능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당 독재"만을 외치며 반대와 상임위 보이콧을 했던 통합당이 장외투쟁 카드를 만지작 거리다 원내 투쟁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통합당은 소위원회 법안심사, 찬반 토론, 법안 병합심사 등을 생략하고 법안을 처리한 민주당에 책임을 묻는 방식의 원내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당의 이 같은 판단에는 민생법안인 부동산 관련 법안에 반대, 보이콧을 뛰어 넘는 '아스팔트 투쟁'을 벌여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점, 20대 국회에서 스무차례가 넘는 보이콧과 장외투쟁으로 얻은 총선참패의 경험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21대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둘러싸고 통합당과 보수언론 등은 사상 초유의 18개 상임위원장 독식을 주장하고 있지만, 통합당이 법사위원장직을 고수하다 7개 상임위원장직 제안을 거부한만큼 이 같은 상황을 자초했다는 내외부 평가도 나온다. 

경향신문은 이날 기사 <얻을 것 없는 '장외'로 나가자니… 통합당 "일단 원내 투쟁">에서 "통합당이 자초한 상황이라는 해석이 내부에서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부동산 관련법 처리 과정에서 통합당이 국토위원장을 가지고 있었다면 회의 개의와 의결 과정에서 통합당이 원천배제되는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와서 상임위원장을 다시 가져오기는 명분이 없고 시기도 늦었다"고 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경향신문에 "여당 독식 프레임을 만들었으면 문제를 지적하고 이어나가면 되는데, 지도부가 자신이 없고 불안하니까 장외투쟁한다고 들썩들썩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태현 미국 솔즈베리대 정치학 교수는 같은날 경향신문 칼럼 <주호영 의원님께>에서 "민주다잉 법사위원장직을 양보하지 않자 독재라고 일갈하셨죠. 억지입니다"라고 비판했다. 남 교수는 "민주체제는 다수결의 원칙을 기본으로 합니다. 현실적으로 민의는 다수의 목소리로 드러납니다"라며 "더군다나 압도적 다수는 더욱 명확한 민의의 표현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그런 압도적 다수를 얻었습니다. 일당독재라니요"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30일 사설 <여당이 밀어붙인 부동산 입법, 실패하면 여당 책임>에서 "승자 독식에 대한 부정적 여론 탓에 민주당에서 국토교통위원장 등 7개 상임위원장을 야당에 주겠다는 제안을 했을 때 통합당이 ‘협치’의 차원에서 이 제안을 수용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통합당이 “법제사법위원장 아니면 안 받는다”고 거부했으니, 이번 여당의 부동산법 단독 처리는 예고됐다고 볼 수 있다"고 봤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부동산 관련 법안 심의가 진행된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조수진 의원이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항의하자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김남국 의원이 조 의원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민주당 국회 운영방식에 대해서는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4선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30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소수의 물리적인 폭력도 문제지만 다수의 다수결 폭력도 문제"라며 "176석은 힘으로 밀어붙이라는 뜻이 아니라 야당의 협력을 이끌어 일하라는 뜻이다. 국정운영의 주 책임을 가진 여당이라면 야당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29일 KBS <176석 민주당이 내놓은 ‘부동산 속도전’의 이유>기사에서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151명 초선 의원들은 앞으로 국회의 의사결정이 이런 식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할 것이다. 보고 배운 대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상대와 생각이 다르면 대화와 타협보다는 힘으로 밀어붙이려고 할 거고, 반대쪽은 '우리가 집권만 해봐라.'라면서 이후 더 심하게 보복할 거다.  이 초선의원들이 재선, 3선이 되면 국회 문화 자체가 상대를 이겨야만 하는 문화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30일 당 상무위원회에서 "입법 과정은 법안 처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론화 과정이기도 하다"며 "요식적인 토론으로 사실상의 심의 과정이 생략됐고, 다른 의원들의 곤련 법안은 배제하고 오로지 민주당이 원하는 법안만 골라 다뤄졌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슈퍼 여당이 주도하는 국회 운영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민주당의 깊은 숙고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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