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유료방송 간 M&A 논의가 다시 재점화 되고 있다. 그동안 딜라이브는 지속적으로 유료방송 M&A 논의에 등장했었고, 최근에는 현대HCN과 CMB도 매각을 공식화하고 나섰다. 현대HCN의 경우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스카이라이프 등 3개사가 모두 7월 15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에 이어 유료방송 시장의 2차 M&A대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HCN의 인수전의 경우 눈에 띄는 점은 IPTV KT가 아닌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M&A에 나섰다는 점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스카이라이프가 이번 M&A에 뛰어든 것은 “방송 사업자로서 생존을 위한 독자적인 판단”이라고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도 성명을 통해 “통신사업자들로 재편되는 유료방송시장에서 회사가 생존을 위해 선택한 방안”이며, ‘모기업 KT를 위한 청부 인수’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즉, 스카이라이프는 생존전략으로서 M&A를 선택한 것이며, 이는 KT가 아닌 스카이라이프의 독립적인 판단과 결정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위성방송이 그 가치와 함께 살아남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KT로부터의 독립성은 위성방송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위성방송의 재허가 조건인 자율경영, 독립경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생존이 전제되어야 한다. 현재 가입자 수, 시장 점유율, 방송사업 매출액, 영업이익 등 모든 경영 지표에서 하락세에 있는 위성방송의 입장에서 케이블SO 인수는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든 타개해 보려는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볼 수도 있다.

IPTV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 되고, 막강한 글로벌OTT까지 가세한 약육강식의 유료방송생태계에서 생존의 보장과 가입자 규모가 확보되어야 독립경영도 가능할 것이다. 위성방송이 독자적인 상품개발과 가격결정, 그리고 채널사업자와 협상할 수 있는 가입자 규모의 기반을 가져 KT의 그늘 아래서 벗어나는 것이 위성방송의 공공성과 경영의 자율성 및 독립성을 실현하는 물적 토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통신사업자의 케이블SO M&A가 이미 진행된 마당에, 굳이 위성방송의 케이블SO M&A만을 반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최근 정부는 최소규제의 원칙 아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규제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까지 발표했다. 또한, 위성방송의 MSO 인수는 통신사업자중심의 유료방송시장구조재편에서 방송 사업자간 M&A의 사례가 됨으로써 시장의 다양성과 경쟁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통신사업자들은 자사 이동통신 서비스를 포함하는 결합상품 중심의 시장 경쟁 구도를 형성하면서 방송의 통신 종속화를 심화시켜 왔다. 위성방송은 케이블SO와의 M&A으로 인한 시너지를 차별화된 상품과 가격, 서비스 등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을 위해서 위성방송이라는 플랫폼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위성방송은 고유의 광역성으로 ‘난시청 해소’와 ‘통일 대비 방송 서비스 강화’라는 공적 책임을 부여받고 있다. 위성방송이라는 플랫폼이 갖는 특성과 고유한 책무 수행을 고려하면 위성방송은 생존함이 마땅하다. KT계열이라는 이유만으로 유료방송 M&A에서 무조건적으로 배제하기보다는 시장에서 경쟁해 스스로 자율성과 독립성을 갖추도록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공공성과 지역성 등 방송 사업자로서 수행해야 하는 공적 책무를 보다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이득이며, 시청자 복지차원에서도 타당할 것이다.

KT의 자회사로서가 아닌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로서의 가능성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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