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가 대표직을 사임한다. 민언련에서 활동한 지 햇수로 6년, 대표로 선출된 지 3개월 만이다.

김언경 대표는 2일 오후 민언련 유튜브 채널 ‘미디어 탈곡기’에서 돌연 대표 사직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29일 상근대표직을 내려놓은 데 이어 공동대표직은 8일 자로 그만둔다. 민언련에서는 이사와 정책위원으로 활동한다.

김 대표는 “민언련 공동대표라는 직을 무시해서 내린 결정은 전혀 아니며 어디 좋은데 갈 데가 생겨서 내린 결정도 아니다"라며 "실망하신 분이 많을 거라 저도 정말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 재충전하고 돌아오겠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사진=민언련)

김 대표과 민언련의 인연은 2003년부터 시작됐다. 언론 모니터링분과에서 민언련 회원 활동을 시작한 김 대표는 2006년 3월 민언련 모니터부장으로 일해 달라는 제안을 받고 민언련 일원으로 일하게 됐다. 2009년 2월 퇴사한 뒤 2014년 4월 민언련 사무처장으로 돌아온 그는 5년 11개월의 사무처장 활동 끝에 올해 3월 정기총회를 거쳐 민언련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 동시에 상근활동가도 겸임했다.

이를 두고 최근 민언련 내부에서는 공동대표가 상근직을 맡은 적이 없어 '상근대표'의 정확한 직무를 두고 논의가 일었다. 김 대표는 “민언련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민언련 활동가를 사직하는 것이 좋았을 텐데, 운영위의 논의 결과에 따라 상근하는 공동대표로 근무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결정이 개인적인 결정은 아니었으나 상근 공동대표의 정확한 위상과 업무내용 등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이었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3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재충전 시간을 갖고 싶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6년의 활동에 지치는 시기가 왔다. 언론 모니터링 하는 단체가 한정적이다 보니 민언련이 요구받는 게 굉장히 많았고 이를 다 소화하기엔 벅찬 부분도 있었다"며 “새로운 사무처장님이 오시고 민언련이 자리잡는 것을 보면서 손을 놓고 좀 쉬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시민단체를 둘러싼 보수 언론의 의혹제기에 대해서는 “민언련 기금운용에 있어 매달 투명하게 공개하고 회계 내부 감사도 받았기에 크게 걱정되진 않는다”며 “다만, 정파성 논란에 있어서는 노동, 여성, 외국인 인권문제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했지만 정치 관련 주제에 비해 주목을 덜 받은 건 아닐까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향후 김 대표는 언론인권운동가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미 많은 일을 하고 있는 민언련에서는 제가 관심 많은 언론인권활동가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었다”며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단체 대표를 하기에는 제 마음이 젊다고 생각됐고 보다 실무적인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아직 인권운동활동에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했다. 다만 시민들과 자주 소통할 수 있는 방송에 출연하거나, 언론모니터링 교육, 언론보도 피해자 구제 등의 활동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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