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최다액출자자변경 사전 승인을 받은 SBS 대주주 태영건설이 9월 2일을 목표로 TY홀딩스 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태영건설이 ‘SBS 매각’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노조를 통해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태영건설이 ‘SBS 매각’ 가능성을 공식화했다고 24일 노보를 통해 알렸다. 태영건설이 지난 11일 공시에 올린 증권신고서에서 SBS 매각 가능성과 더불어 SBS 자회사 매각 가능성, SBS M&C 지분 매각 가능성, 지배력 강화의 부도덕성 등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우선 'SBS 매각 가능성'은 태영건설이 가장 최근 올린 23일 자 투자설명서 ‘투자위험요소’ 중 하나로 언급돼있다. 방송법상 소유제한 위반에 저촉될 가능성이 크다. 방송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산 총액이 10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와 그 계열회사는 해당 방송사업자의 주식 또는 지분 총수의 100분의 10을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태영건설 측은 자산총계 증가 추이, 계열회사의 M&A성사 가능성 등으로 인해 태영기업집단의 자산총계가 10조를 넘을 가능성이 있으며, 자산총계가 10조를 넘을 경우 방송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방송사업자인 ㈜SBS의 지분을 처분할 필요가 발생한다고 적시했다.

태영건설은 해당 문구 아래 “향후 진행사항에 대해 결정된 바 없으나 투자자분들께서는 태영기업집단의 자산증가로 인해 방송사업부문에 대한 지분 매각이 이뤄질 수도 있을 가능성에 대해 유의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23일에 태영건설 공시에 올라온 '투자설명서'

이와 더불어 앞서 11일 올라온 태영건설 증권신고서에는 'SBS 자회사 매각 가능성'이 언급됐다. “공정거래법상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증손회사((주)SBS의 자회사)에 대한 지분 전체를 추가적으로 취득하거나, 전부를 처분 혹은 추가적인 지배구조의 개편 등 다양한 해소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현재 SBS가 보유하고 있는 SBS M&C(40%)지분은 방송광고판매대행법에 따라 지분을 추가적으로 취득할 수 없어 ‘전부를 처분’ 혹은 추가적인 지배구조의 개편 등 다양한 해소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SBS본부가 지속해서 언급해온 “TY홀딩스 전환은 윤석민 회장의 경영권과 지배력 강화를 위한 수단”이란 우려도 태영건설 증권신고서에 적시돼 있다. 태영건설 측은 ‘최대주주 지분율 증가 위험’ 항목 아래 “분할신설회사인 ㈜TY홀딩스 최대주주인 윤석민 외 그 특수관계인 등이 분할 존속 회사의 지분 47.38%를 보유함에 따라 분할신설 회사에 대한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적었다.

이로 인해 발생할 부정적 영향 등이 함께 언급됐다. 태영측은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의사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본건 분할로 인해 대주주의 부당한 지배력 강화라는 비판이 제기되어 회사의 평판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태영의 이러한 공시내용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SBS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난달 태영그룹의 자산총액이 9조 7천억 원을 넘어 올해 안에 10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라며 "윤석민 회장이 처음부터 지킬 수도, 지킬 의사도 없는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19일 윤석민 회장은 방통위의 SBS 최다액출자자 변경 사전승인 심사에 출석해 ‘자산총액 10조 원을 넘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지난 1일 방통위가 SBS최다액출자자 사전승인 조건으로 '종사자 대표와의 성실한 협의'를 내걸었지만 윤 회장 측은 한 달이 되도록 노조 측과 대화하지 않고 있다.

SBS본부는 “TY홀딩스 체제가 SBS 미래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 위험요인임을 스스로 시인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고 윤석민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기업의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SBS는 매각 가능한 종속변수에 불과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SBS본부는 지배주주가 SBS에 대한 '토사구팽' 전략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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