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청주방송 보도국장·기획제작국장이 ‘진상조사위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합의를 깨고 ‘고 이재학PD 사망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돌연 퇴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 이재학PD 동생 이대로 씨는 “청주방송이 진상조사위원회 결과를 뒤집은 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1일 진상조사위는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재학PD 사망사고 관련 진상조사보고서 및 이행요구 최종안·권고안을 결정하는 회의였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사측 진상조사위원으로 참여한 김종기 청주방송 보도국장·황현구 기획제작국장은 회의 도중 돌연 퇴장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고 이재학 PD 유족·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방송계갑질119·희망연대노동조합 등은 2월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고 이재학PD 유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미디어스)

당초 청주방송은 ‘진상조사위 결과를 인정하지만, 이행 사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자’는 입장이었다. 이에 진상조사위는 책임자 처벌·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내용을 강제사항으로 하지 않고 요구안·권고안으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김종기·황현구 국장은 1일 회의에서 ‘우리 의견 묻지 말고 알아서 해라’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조사위원장은 회의를 잠시 멈추고 김종기·황현구 국장과 대화를 나눴다. 대화 후 김종기·황현구 국장은 특별한 언급 없이 회의장을 나갔다. 회의는 속개됐고 청주방송 측을 제외한 나머지 진상조사위원들은 결과보고서를 통과시켰다. 최종 결정은 5일 예정된 회사·유족·언론노조·시민사회대책위 4자 대표자 회의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이대로 씨는 “청주방송이 진상조사 결과를 일부러 뒤집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대로 씨는 “청주방송은 진상조사위 결과 자체를 인정하고 이행하겠다는 뜻으로 합의서에 서명했다”면서 “지난주까지만 해도 ‘문제를 인정한다. 다만 조금씩 합의점을 찾아나가자’는 입장이었지만 월요일 돌연 모든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대로 씨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청주방송이 진상조사위를 완전히 엎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재학 PD대책위'는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고 자료와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스는 진상조사위 회의장을 떠난 김종기 보도국장·황현구 기획제작국장에게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김종기 보도국장은 2일 “회의중이니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연락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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