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 경영평가단이 지난해 KBS의 재정 운용에는 아쉬움을, 편성·보도 부문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2일 KBS는 홈페이지에 2019년 경영평가 결과를 게재했다. 지난달 27일 KBS 이사회에서 승인, 공표 결정된 사안으로 31일 KBS1라디오와 1TV를 통해 결과가 공개됐다. KBS는 매년 전년도 경영평가를 위한 외부평가단을 꾸려 경영평가를 해왔다.

■ 당기순이익 16억이지만 ‘사업 외 수익’...“KBS 수신료 현실화 추진해야”

KBS는 2019년 사업손실 759억 원과 당기순이익 16억 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2019년 말 KBS의 재산 현황은 자산 1조 2,890억 원, 부채 6,000억 원, 자본 6,890억 원으로 2018년 말에 비해 자산은 570억 원, 부채는 428억 원, 자본은 142억 원 증가했다.

평가단은 당기순이익 16억 원에 대해 “유휴자산 매각 등 사업외수익 활동으로 사업손실을 메꿔서 숫자상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며 “재무상태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평했다. 수신료 수입 정체와 방송광고 수입의 급격한 감소, 방송환경 변화에 따른 방송제작비 증가 등이 KBS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갖게 만든다고 했다.

돌파구로는 KBS가 정부에 미납자본금 추가출자 납입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TV수신료 현실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KBS의 자구 노력 및 공적책무 수행 제고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평가단은 변동형 직급체계 도입, 예산 긴축, 재정안정화 대책, 토털리뷰 시행 등을 통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용구조를 개선하려 노력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방송광고시장 등 KBS의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수입예산 미달 가능성에 대한 사전 대처는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사진=KBS)

보도·편성·제작 ‘긍정적’ 평가

평가단은 보도 부문을 비롯해 교양프로그램 편성 증대, 장애인 방송에 대한 의무편성 비율 확대, 다문화 가정 프로그램의 주 시청시간 대 편성 등 편성전략 변화 노력이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도전, 2TV의 주 시청시간대 오락 프로그램 편성 증가, 드라마의 온라인 화제성 부족, 모바일을 통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쟁력 저하 등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도 부문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평가단은 <뉴스9>와 <뉴스7>의 차별화, 데이터 저널리즘 실천, 여성 메인앵커 발탁 등이 뉴스에 심층성, 다양성, 사회적 기여도를 높였다고 했다. 특히 <뉴스7>의 지역화 뉴스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지난해 4월 발생한 강원도 산불 보도 대응이 미흡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후 태풍 등 재난방송에 뛰어난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종합적으로 각종 지표에서 KBS뉴스의 신뢰도와 공정성은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평가단는 “잘못된 관행을 없애고 저널리즘 윤리를 실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사회적 약자 관련 의제 발굴, 다양한 국제 뉴스 프로그램 제작, 인적·물적 역량 추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 UHD 모바일, 5G 연계 등 신규서비스 개발은 ‘미흡’

2019년 KBS가 OTT 플랫폼에서 KBS 콘텐츠의 도달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UHD 모바일, 5G 연계와 같은 지상파 방송 플랫폼을 활용한 신규 서비스는 규제에 묶여 본격적으로 제공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평가단은 “KBS가 지상파 플랫폼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전사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모바일, 5G, AI 등 차세대 기술을 방송에 접목하기 위한 연구 및 개발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9년 KBS 경영평가단에는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전상길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박선규 개방형융합미디어산업진흥협회 이사, 정광화 강원대 경영회계학부 교수 등 총 6명의 외부전문가가 참여했다.

■ 소수 이사 "경영평가 결과에 이사 의견 넣자" 주장

한편, 2019 경영평가 결과를 이사회가 승인한 지난달 27일, 경영평가보고서에 소수 이사들의 입장을 넣어야한다는 의견이 나와 논쟁이 일기도 했다. 황우섭 이사는 KBS프로그램 중 <도울 김용옥의 오방간다>, <시사기획창-태양광 복마전>편이 공정성을 훼손했지만 이에 대한 평가가 보고서에 배제됐다며 “방송의 공정성과 인사의 공정성에 대한 평가 등의 내용은 이사회의 공식 의견이 아닙니다”라는 내용을 보고서에 명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강형철 이사는 “지난해에는 위임하지 않은 범위 외의 평가가 경영평가서에 들어가 이사회 의견을 단서로 넣은 예외적인 사안이었다. (평가위에 위임하지 않은 평가는)대표적으로 KBS 지배구조 개선 문제, 사법제도에 대한 문제제기 등이었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이어 김경달 이사가 “이사회 입장을 단서로 다는 것은 경영평가 자체의 본질을 진전시키는데 역행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는 등 다수 이사의 의견에 따라 경영평가보고서에 별도의 이사회 의견은 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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