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채널A 현직 기자가 ‘채널A-현직 검사장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채널A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했다. A기자는 “채널A는 반성하지 않으며, 내부 구성원은 조직 논리에 젖어있다”면서 “채널A는 검찰이 개입된 사건인 만큼 버티면 사안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리라 기대한다. 이번 사건이 절대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져선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3월 31일 MBC는 채널A 이 모 기자가 현직 검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신라젠 이 전 대표를 협박하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캐내려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채널A 기자는 검사와의 통화 음성과 녹취록 등을 이 전 대표 측에 제시하며 취재 협조 시 가족은 다치지 않게 해주겠다는 조건 등을 달았다. 논란이 불거지자 채널A는 자체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관련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50여 일이 지난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방송독립시민행동 <채널A 협박취재 및 검언유착 의혹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사진=미디어스)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국민 참여 방송법 쟁취 시민행동(방송독립시민행동)은 21일 <채널A 협박취재 및 검언유착 의혹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채널A 현직 기자가 제보한 내용을 공개했다. A기자는 채널A가 반성하고 있지 않으며 사건이 잠잠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A기자는 “채널A 이 모 기자가 가족을 들먹이며 취재한 건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라면서 “하지만 채널A는 반성하지 않는다. 다수 기자가 조직 논리에 젖어있기 때문이다. 채널A 노동조합과 기자협회가 사건이 알려진 지 한 달이 지나도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A기자는 “채널A 내부는 놀라울 만큼 조용하다”면서 “앞으로 취재윤리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없다. 그 누구도 시청자가 가진 실망감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A기자는 “채널A는 검찰이 개입된 사건인 만큼, 사안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리라 기대한다”면서 “세월호 참사 당시 ‘유대균 뼈 없는 치킨시켰다’ 보도가 묻힌 것처럼 말이다”고 말했다. A기자는 “시민들이 채널A를 끊임없이 감시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이 절대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해선 안 된다. 방송통신위원회·검찰이 아닌, 시민이 언론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A기자는 채널A 내부에서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A기자는 “2018년 모 부장이 직원을 성추행했고, 회사는 권고사직 처리 후 사건을 조용히 덮었다”면서 “데스크 중 부하 여기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도 널렸다. 채널A는 자정작용이 불가능한 조직”이라고 꼬집었다.

오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채널A에 진상조사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채널A 노동조합은 무엇을 하는가.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기자들이 심야 농성을 했지만 이는 자사 이기주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오 위원장은 “채널A 진상조사 결과가 없다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문제를 엄중히 생각해 재승인을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는 “이 사건은 이 모 기자 개인 일탈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다”면서 “진상이 명명백백 밝혀지지 않으면 언론에 대한 시민 인식이 나빠질 것이다. 채널A는 지금이라도 떳떳하다면 진상조사를 철저히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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