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코로나19 사각지대에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코로나19 여파로 방송계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면서 “올해 노동절을 방송 노동을 비롯한 프리랜서 노동 문제 해결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방송계 비정규직 노동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일 고 이재학PD 대책위가 발표한 ‘방송계 비정규직 노동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불이익을 받았다는 응답자는 30.33%에 달했다. 불이익 종류는 ‘무급휴직’ 34.94%, 보호장비 미지급·재택근무 거부 22.89% 등이다.

드라마 제작현장 (사진=연합뉴스)

한빛센터는 28일 노동절 논평에서 “방송사는 연일 코로나19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방송프로그램을 만드는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빛센터는 “교양·예능·다큐멘터리 영역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프로그램 제작·편성을 취소하며 무급휴직·무급휴가를 강요한다”면서 “하지만 인기가 많은 드라마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장시간 고강도의 촬영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한빛센터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명확한 대책이나 가이드라인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방송사가 방송 노동자들에게 이중적인 모습을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한빛센터는 코로나19 긴급지원금과 관련해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때문에 휴직하거나 해고된 노동자에게 긴급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프리랜서 노동자는 어떻게 하느냐’는 비판이 나오자 정부는 “개인사업자에게 생활안정자금을 저리에 대출하겠다”고 밝혔다. 한빛센터는 “정부는 ‘무늬만 프리랜서’인 방송 노동자들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면서 “긴급지원금은 방송계 노동자에게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생활안정자금 대출 역시 수입이 불안정한 방송 노동자를 이해하지 못한 형식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한빛센터는 “코로나19는 노동자를 탄압하는 좋은 핑곗거리로 쓰이고 있다”면서 “기업과 자본은 코로나19로 발생하는 고통을 함께 분담하는 대신 피해를 일방적으로 노동자에게 떠넘긴다”고 밝혔다. 한빛센터는 “코로나19 위기는 사회와 노동의 취약한 고리를 수면 위로 드러내도록 만들고 있다”면서 “정부는 코로나19 유행을 계기로 문제적 요소가 많은 한국 노동 정책을 근본부터 다시 세우겠다는 심정으로 재구축에 나서야 한다. 올해 노동절을 방송노동을 비롯한 프리랜서 노동 문제 해결의 원년으로 삼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빛센터를 비롯한 코로나19 공동행동 준비위원회는 노동절인 5월 1일 오후 3시 30분 시청역에서 ‘악 소리도 못내는 비정규직 긴급행동’을 개최한다. 이들은 오후 5시 30분 청와대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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