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1975년 동아일보에서 강제 해직당한 기자들이 동아일보 창간 100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은 “동아일보는 자라나는 세대가 동아일보 폐간 운동을 벌이기 전 자진해서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채널A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이런 언론사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불행”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1일 창간 100년을 맞았다. ‘조선동아거짓과배신의 100년청산시민행동’은 8일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동아일보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 기자회견>을 열었다. 1975년 동아투위 사건 당시 강제 해직당한 기자들은 “동아일보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일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열린 '동아일보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 기자회견' (사진=미디어스)

1974년 동아일보 기자들은 기자협회를 결성하고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했다. 박정희 군부정권의 언론탄압을 막고, 자유로운 취재·보도를 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그해 겨울 박정희 정권은 기업에 ‘동아일보와의 광고 계약을 해약하라’고 압력을 넣었다. 동아일보가 광고면을 백지로 내보내자 시민들은 사비를 들여 개인 광고를 넣었다. 하지만 동아일보 사측은 정권에 비판적인 기자들을 해고했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동아일보 100년을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게 아니다”라면서 “과거 동아일보는 조선일보와 비교도 안 되는 자랑스러운 매체였다. 사주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기자들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종철 위원장은 “1974년 동아일보 기자들이 주도한 자유언론실천선언은 동아일보 100년 역사의 유일한 자랑거리”라면서 “현재 동아일보는 자유언론실천선언이 사주·간부들의 주도하에 이뤄졌다고 말한다. 동아일보는 자라나는 세대가 폐간 운동을 벌이기 전 자진해서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채널A ‘검언유착’ 의혹에 “언론이 이렇게나 망가졌다”고 탄식했다. 채널A 기자는 검사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신라젠 전 대주주 이 전 대표를 협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서중 대표는 “기자가 제보자를 협박하고 압박을 가하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채널A 기자는 특정 정치세력을 공격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 같다. 채널A 기자는 더이상 기자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서중 교수는 “언론이 이렇게 망가졌다”면서 “이런 언론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불행이다. 민언련은 채널A 기자를 협박죄로 고발했다. 단순히 기자 한 명을 처벌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저널리즘을 망가뜨린 사람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 중인 동아일보 기자들 (사진=동아투위)

동아일보 해직 기자인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2014년 대법원의 ‘1975년 동아일보 광고탄압 및 대량해직사태 손해배상청구소송’ 판결을 두고 “박근혜 정부가 자신의 가장 큰 치욕인 동아투위 관련 재판을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2014년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동아일보 해직자 134명 중 14명에 대해서만 ‘국가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듬해 대법원(주심 민일영 대법관)은 동아일보가 안전행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과거사위 진실규명 취소 청구소송’에서 동아일보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부영 이사장은 “양승태 대법원이 동아일보에 승소 판결을 내줬다”면서 “당시 전임 대법원장인 이용훈 씨는 김성수 기념사업회 이사장직을 맡았다. 판결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부영 이사장은 “(대법원판결은) 언론과 박근혜 정부의 야합”이라면서 “박근혜 정부가 자신의 가장 큰 치욕인 동아일보 해직사건을 뒤집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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