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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건' 쟁점된 해외플랫폼 규제 묘수 있을까

기사승인 2020.03.25  15: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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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레그램 등 해외플랫폼 사업자, 해외 서버로 규제 어려워… '파파라치' 제도 등 대안으로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n번방' 성착취 사건 관련해 텔레그램 등 해외사업자 규제 집행력이 도마위에 올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텔레그램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플랫폼 서비스에 대해 정부가 규제집행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다만 해외 플랫폼 사업자를 선제적으로 규제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신고포상제, 해외사업자 직접방문과 지속적 관리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25일 국회 과방위에서는 n번방 사건 관련 긴급현안보고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강상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등 주요 관련부처 책임자들이 참석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노웅래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요 쟁점은 해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집행력 문제 해소로 좁혀졌다. 현재 방통심의위 등 정부 규제기관은 불법촬영물 유포 등의 사건 발생 시 심의를 거쳐 해당 플랫폼 사업자에게 삭제 요청을 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비대면 성범죄의 온상이 되어가면서 심의 속도 등은 개선되고 있지만 해외 사업자의 경우 이 같은 규제 범주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규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손금주 의원은 "n번방 사건은 피싱사이트, 트위터 계정 등을 통해 피해자 개인정보를 습득·활용해 동영상을 생성하고, 텔레그램과 같은 보안성 강한 메신저를 통해 유포한 뒤 재유포가 반복되는 사건"이라며 "방통위, 과기부 차원에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국감에서도 많은 지적이 있었지만 n번방 사건을 보면 실질적으로 종합대책은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손 의원은 "해외에 서버가 있는 사업자들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며 "전기통신사업법을 바꿔 조치의무를 부과해도 해외사업자에 대해 법적효과가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신용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n번방 문제의 특이점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 행정력이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범죄자들의 믿음이 있었던 것"이라며 정부 대책을 보면 국제공조를 강화하겠다는데 2017년부터 계속된 방침이다.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사건 관리가 미흡한 해외 사업자에 대해서 국내접속 차단 조치를 내리는 안을 언급했다.  

박선숙 민생당 의원은 "해외사업자는 규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더 이상 국회에 와서 할 수 없다"며 "정말 최선을 다했느냐고 물었을 때 당당하게 답변할 수 있겠나"라며 "정부가 행정 적극주의 입장에서 역외규정 조항을 사업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가 답을 가져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2조의 2는 '국외에서 이루어진 행위라도 국내 시장 또는 이용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적용한다'는 역외적용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적용해 해외 사업자들도 국내 자율규제 체계 안으로 포섭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텔레그램 등 디지털상에서의 성범죄(n번방 사태) 관련 긴급 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한상혁 위원장은 "대책을 마련하고 추진해왔지만 텔레그램 보안성 문제와 서버위치 부분이 문제"라며 "국내에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조치가)간접적 효과는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텔래그램은 존재 자체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수사기관이 서버가 어디에 있는지 추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텔레그램은 사업자 연락처가 존재하지 않고 단지 나와있는 이메일을 통해서 삭제를 요구하고 조치하는 부분들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저희 방지대책 등이 결과적으로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송구하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사건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텔레그램 서비스 자체를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 같은 방안에는 아직 신중히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상현 방통심의위원장은 해외기업 직접 대면과 관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안했다. 강 방통심의위원장은 "심의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국제공조 차원에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지난해 텔레그램 본사를 직접 방문해 게시물 삭제 협조를 구한 방통심의위 사례를 덧붙였다. 다만 텔레그램의 경우 주소지와 연락처 등이 확인이 되지 않는 상태다. 

정부가 해외 플랫폼 사업자 규제에 애를 먹는 상황에서 이른바 '파파라치' 제도로 불리는 신고포상제도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노웅래 과방위 위원장은 온라인상 불법 음란물 등에 대한 파파라치 제도 도입해 신고하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주면 신속한 인지와 처벌이 가능할 것이라며 제도 도입 의사를 물었다. 한 위원장은 "신고포상금제 등도 방법일 수 있겠다. 고려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과방위는 이날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 제안으로 의결된 결의문의 내용은 디지털 성범죄를 막기 위해 정부가 강한 처벌 규정을 마련하고,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아동청소년보호법(아청법) 등을 검토해 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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