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4·15 총선 최대 변수로 떠오른 비례대표 정당 이슈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명단 발표로 또다른 변수를 맞이했다. 한국당 비례 당선권에 미래통합당 영입인재가 전무해 보수진영 내홍이 불거지고 있다. 한선교 대표가 이끄는 한국당이 총선 이후 독자노선을 걷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통합당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한국당의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공병호)는 16일 비례대표 후보명단을 발표했지만 이 명단은 당 최고위원회 추인을 받지 못해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당 최고위는 한선교 대표를 비롯, 통합당이 파견한 조훈현, 정운천, 이종명, 김성찬 의원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날 최고위에 정운천, 이종명, 김성찬 의원이 불참해 회의가 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훈현 의원(한국당 사무총장)은 화를 내며 회의장을 나갔다. 한 대표는 17일 최고위에서 명단을 의결하겠다고 밝혔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통합당은 명단발표 이전에 한국당에 통합당 영입인재 10명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명단에서 당선권인 20번 이내에 통합당 영입인재는 전무했다. 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통합당과 한국당이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 일주일여만이다. 한국당이 이번 총선에서 20석 이상(원내교섭단체)의 의석을 얻을 경우, 통합당과 한국당의 합당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통합당 내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한국당 비례명단 내용을 확인하고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동열 통합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저녁 입장문을 내어 "한국당의 자가당착 공천으로 (통합당)영입 인사들은 정말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졌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3월 17일 <영입인사 당선권 0명…황교안, 미래한국당 비례명단 격노>

이에 17일 주요 언론에서는 총선 이후 한국당의 '마이웨이'를 점치는 보도들이 이어졌다. 경향신문은 기사 <미래한국당 마이웨이? 비례 당선 안정권에 통합당 '0'>에서 "통합당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한국당 최고위는 명단을 승인하지 않았고 통합당은 명단 재작성을 촉구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한 대표가 황 대표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이 명단으론 한국당 선거인단과 최고위 의결을 통과하지 못할 것", "최고위에서 두번이나 부결되면 한 대표는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통합당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한겨레는 기사 <한선교 '마이웨이 비례 공천'에 통합당 발칵>에서 "한 대표가 '마이웨이'를 선언한 것으로 통합당에선 '위성정당임을 포기한 공천'이라는 반발이 터져나왔다"며 황 대표가 한국당 비례명단을 보고받고 '배신', '뒤통수' 등을 언급하며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기사<영입인사 당선권 0명… 황교안, 미래한국당 비례명단 격노>에서 "황 대표와 뜻을 같이하는 한국당 내 최고위원이 비례 명단을 의결하지 않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안다"는 통합당 관계자 말을 전했다. 중앙일보는 "황 대표가 명단이 외부로 알려지기 1시간 전까지도 누가 후보에 올랐는지 몰랐다는 얘기도 나온다"면서 "절차는 다 끝났다. 최고위 의결만 남았다"는 한 대표 발언을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기사 <통합당-미래한국 '비례 순번' 정면충돌>에서 "통합당과 한국당 내부에선 '법적으로 한 대표를 컨트롤할 수가 없으니 한국당을 아예 버리고 새로운 당을 창당해서 비례대표 후보를 새로 추천하는 방안도 있다'는 강경론까지 제기됐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기사 <黃측 "한선교에 뒤통수 맞아, 공천 쿠데타">에 따르면 황 대표는 한국당 선거인단 찬반투표 직전인 오후 4시쯤 비례후보 명단을 보고받고 비례명단 재논의를 요청했지만 한국당은 그대로 명단을 선거인단 투표에 부쳤다. 황 대표는 조선일보에 "여러 가지로 고민이 크지만 현명한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당내 일각에선 '총선을 눈앞에 두고 황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이 근본적 문제'라는 말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한선교 '마이웨이 공천'… 미래한국당 비례 명단에 통합당 발칵>에서 통합당측 반발을 전하며 "그러나 통합당이 한국당 공천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큰 데다 한국당이 통합당의 '꼼수 정당'임을 시인하게 된다는 것이 통합당의 딜레마"라고 분석했다.

지난 11일 한 대표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태생적으로 한국당은 통합당에서 나왔다. 다시 돌아가는 건 당연하다"며 "난 총선 끝나면 21대 국회가 시작하기 직전인 5월 29일 반드시 떠난다"고 말한 바 있다. 같은 날 동아일보는 한국당 비례공천을 두고 한 대표와 황 대표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3월 11일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 인터뷰 <"비례당끼리 통합, 최대한 당선시킬 큰판 마련">

한편 진보진영 비례연합정당 내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 구성의 전권을 행사하려 해 비례연합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이 일고 있다. 경향신문은 기사 <"민주당이 오만한 주인 행세"… 비례연합 시작부터 '삐걱'>에서 "민주당은 비례연합 참여 기준을 '정부 정책을 실현하는 데 합의하는 세력'으로 규정하고, 의석 배분도 '10번부터 7석 이상은 민주당 차지'라고 하는 등 '군기 잡기'에 나섰다"며 "시민사회와 범여권 일각에선 '민주당 들러리를 거부한다'며 합류 반대 주장까지 분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의 이 같은 발언에 비례연합정당을 추진 중인 가칭 '정치개혁연합'측 관계자는 16일 언론에 민주당의 태도가 오만하다며 위성정당을 원한다면 함께 할 수 없다고 강한 비판을 내놨다. 경향신문은 "민주당만 편한, 민주당을 지지하는 정당들만 들러리를 세워서 선거연합을 하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연합이 아니라 '민주당 위성정당'을 만들겠단 것", "애초부터 민주당의 속내는 의석수밖에 없었다" 등 정치개혁연합·시민사회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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