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한국일보가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적절하지 않다는 미국 FDA의 의견이 나왔다는 미 하원 의원 발언을 인용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의원이 언급한 한국의 진단키트는 실제 한국이 사용중인 진단키트와는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일보는 15일 온라인판 기사<미국 FDA "한국 코로나 키트, 비상용으로도 적절치 않다">에서 "'음성'판정을 받은 사람이 확진자로 번복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사용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판정키트에 대해 미국 보건당국이 아직은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15일 온라인판 기사<미국 FDA "한국 코로나 키트, 비상용으로도 적절치 않다">에서 "우리나라가 사용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판정키트에 대해 미국 보건당국이 아직은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15일 미 NBC 보도를 인용, 지난 11일 미 하원 관리개혁위원회의 코로나19 청문회에서 마크 그린 의원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서면 답변에서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적절하지 않으며, FDA는 비상용으로라도 이 키트가 미국에서 사용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그린 의원이 소개한 FDA 서면 답변은 이 청문회에서 캐롤라인 맬로인(민주) 위원장 등이 한국의 코로나19에 대한 빠른 검사속도 등을 평가한 것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해석된다"며 "실제로 그린 의원은 '확실히 기록을 남기기 위해 FDA의 입장은 '한국의 진단키트'에 대한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린 의원은 "한국 진단키트는 단일 ‘면역글로블린항체’만 검사하지만 미국 것은 복수의 항체를 검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일보 보도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심으로 온라인상에서는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 결과를 믿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그린 의원과 FDA가 한국 진단키트라고 언급한 진단 방법은 국내에서 현재 사용중인 방식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WHO(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최종적인 확진 진단법은 RT-PRC(실시간 유전자증폭 검사법)이다. 국내에서도 이걸로 진단하고 있다"며 "현재 어느나라도 (미국 의회에서 언급된)항체 검사나 항원 검사법, 신속 진단법으로 진행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중대본은 이날 한국일보 보도에 대한 해명자료를 내어 "이 기사에서 소개한 미국 의회의 논의는 항체 검사법(기사 내용 중 '면역글로빈항체 검사법')에 대한 것으로,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확진 검사에서 항체 검사법의 정확성이 떨어진다 판단해 어떠한 항체 검사법도 확진 검사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유전자증폭 검사법(RT-PCR)은 짧은 시간에 쉽게 결과가 나오는 항체검사법과 비교할 때 검체 채취의 어려움, 긴 검사 시간과 고가의 장비 등의 어려움이 있으나 가장 정확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진 검사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일 보건복지부 보도해명자료

같은 날 대한진단검사의학회도 담화문을 내어 "미국 FDA가 서면에서 언급했다는 진단키트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유전자검출검사법이 아닌 항체 검사법"이라며 "우리나라는 WHO가 권고한 유전자 검출검사법을 코로나19 환자의 진단에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단일 면역글로빈항체만 검사한다는 한국 진단키트에 대한 마크 그린 의원의 언급은 국내에서 승인받아 사용 중인 유전검사 시약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는 해당 보도 논란 이후 기사의 제목을 <한국 진단키트 신뢰성 논란, 미 의원 "적절치 않다" vs 질본 "WHO 인정한 진단법">으로 수정하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추가하는 형태로 기사 내용을 수정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