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자유한국당이 KBS 보궐이사로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당은 이헌 변호사를 추천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번엔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망언을 쏟아낸 기자를 추천하냐”며 방송통신위원회를 향해 자유한국당의 이사 추천을 더는 용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방통위는 방송법에 따라 KBS 이사회에 결원이 생긴 날부터 30일 이내에 보궐이사를 임명해야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천영식 전 이사의 면직안을 지난달 14일 재가함에 따라 오는 14일까지 방통위는 KBS 보궐이사를 임명해야 한다.

KBS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정치권 여야가 각각 일정 비율로 이사를 추천하는 게 오랜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 한국당 추천으로 이사직에 오른 천영식 이사가 총선 출마를 이유로 물러나 한국당은 추천 몫을 행사했다.

한국당은 법률구조공단 전 이사장이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이헌 변호사를 KBS 보궐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방통위에서 부결됐다. 이후 한국당이 재추천한 인사는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로 알려졌다.

보수유튜브 '펀앤드마이크'에 출연해 "세월호의 진짜 진실"이란 제목으로 저서 '연속 변침1' 내용을 소개하는 이동욱 기자

이동욱 전 기자는 <월간조선>에서 일할 당시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기사를 작성한 사실이 알려지며 5·18기념재단 등의 반발을 산 인물이다. 한국당은 지난해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으로 이 전 기자를 추천했다. 문 대통령은 자격미달을 이유로 임명을 거부했으나 한국당은 이 전 기자를 재추천해 결국 임명됐다.

언론노조는 10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방해한 이헌 변호사에 이어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지속적으로 망언을 쏟아낸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를 그 자리에 추천하냐”며 “자유한국당은 공영방송 (이사추천)에서 손을 떼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언론노조는 이동욱 전 기자에 대해 “각종 강연과 기고, 인터뷰를 통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과 의미를 왜곡하고 거짓으로 선동한 자”라고 했다. 이 전 기자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군부독재가 강요한 ‘광주사태’라는 표현을 써 의미를 폄훼하고, 5·18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의 입장을 보도한 언론을 “피해자 중심에 쏠려, 이성을 잃었다”고 비난했다는 것이다.

또한 언론노조는 이 전 기자가 “언론의 보도로 인해 독자들이 발포책임자와 관련해서 방황하게 됐다”며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발포 명령자라는 사실과 검찰 발표를 부정했으며, 성폭력과 중화기 사용 등 사실로 확인된 내용에 대해 ‘악의적인 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이런 인식을 가진 자는 공영방송 이사회를 포함해 어떤 공직도 맡아서는 안된다”며 “정당을 참칭해 역사를 부정하는 파렴치한 망언망동에 동조하는 자유한국당 역시 ‘야당 몫’으로 공직 여기저기에 사람을 추천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방통위를 향해 “더 이상 한국당의 KBS 보궐이사 추천 시도를 용납하지 말라”며 “이번 기회에 위법한 정당 관행 추천을 끝장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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