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EBS가 직장 내 괴롭힘·갑질 논란이 일었던 'EBS 미디어' 황인수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절차를 밟겠다고 7일 밝혔다.

EBS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최근 제기된 EBS 미디어 황인수 대표이사의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공영방송사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해임절차 진행 취지를 설명했다. EBS 미디어는 '방귀대장 뿡뿡이', '번개맨' 등 EBS 캐릭터와 방송권, 출판사업 등을 담당하는 회사다. EBS PD 출신인 황 대표이사는 지난해 7월 취임했다.

6일 한겨레는 황인수 EBS 미디어 대표이사의 막말 녹취 영상을 공개했다. (한겨레TV 유튜브 영상 캡쳐)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EBS 미디어분회는 지난달 16일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성명서를 내어 황 대표이사를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했다. EBS 미디어분회는 황 대표이사가 수개월간 폭언을 반복해 직원들이 고통받고 있으며, 한 피해 직원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성명서에 따르면 황 대표이사는 취임 직후 직원들을 C급 D급으로 분류하고, 폭언·막말을 일삼고, 업무차량을 자신이 원하는 차종으로 변경하라고 압박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 EBS 미디어분회는 자체조사 결과 조합원 전원이 실제 폭언, 모욕, 협박, 무시 등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목격한 바 있다고 답했다. 가해자로는 황 대표이사를 비롯한 몇몇 보직자를 공통적으로 지목했다. 첫 노조 성명 발표 이후에도 황 대표이사의 갑질과 폭언은 이어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미디어분회 피켓팅 모습 (사진=전국언론노조)

최근 한겨레가 입수해 보도한 녹취에 따르면 황 대표는 "K9 뽑아 줄 수 있는 데로 가란 말이야. 뭐하러 이렇게 지금 똥차를 타고 있어"라고 말하거나, 차량 이용 일지 작성을 위해 대략적인 일정을 알려달라는 직원에게 "내가 너한테 차량 사용을 허락받아야 하는거야? 너네 나 감시하는 거냐, 길들이냐?", "대표이사가 X같아?" 등의 폭언을 했다.

당시 EBS 미디어분회는 가해자-피해자 격리조치, 직장 내 괴롭힘 진상조사위 구성 등을 본사인 EBS에 요구했지만 문제제기 10일이 지나도록 EBS가 묵묵부답으로 방관했다고 비판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따라 신고를 해도 사용자가 가해자로 지목돼 조사 주체가 황 대표이사가 되는 상황에서 진상조사위 구성이라는 최소한의 요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EBS는 2월 들어 특별감사를 시작했지만 EBS 미디어분회는 유감을 표했다. 현재는 진상조사위가 꾸려진 상태다.

한편 EBS는 "EBS 미디어 직원들이 대표이사를 상대로 직장내 괴롭힘 문제를 제기한 사실을 확인한 직후, 문제 해결을 위해 특별감사 청구, 상무이사 파견, 신고인-피신고인간 격리 조치 등 신속한 조치를 취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의 정상적인 경영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EBS 미디어 이사회에 해임안을 상정하고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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