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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2’ 진짜 이야기, 돌담의 아이들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기사승인 2020.01.14  19: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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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비평] 톺아보기

[미디어스=이정희] 2016년 초겨울,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에서 의술과 인술의 기적을 일으키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낭만닥터 김사부>. 그로부터 3년이 지나 2020년 시즌2로 돌아왔다. 예의 오래된 팝송이 담긴 카세트테이프를 켜는 '낭만'이 가득한 김사부의 방도, 그 방을 지키는 김사부도 여전하지만 그의 아이들이 달라졌다. 사고뭉치 아이들로 시작하여 어엿한 의사로 성장했던 서정 쌤(서현진 분)과 동주 쌤(유연석 분)이 각자의 사정으로 돌담병원에서 떠나고, 외과의가 필요했던 김사부가 본원 거대병원에서 '주어온' 아이들 서우진(안효섭 분)과 차은재(이성경 분)가 새롭게 등장했다.

돌담병원의 딜레마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 1

아이들만 달라진 게 아니다. 시즌1 내내 지방의 작은 병원에서 '미션 임파서블'한 작전을 해내던 돌담병원. 하지만 돌담병원의 발목을 잡는 건 그저 낡은 의료기기와 적은 인력이라는 객관적 조건만이 아니었다. 본원 거대병원의 분원 돌담병원이라는 '구조적' 위치, 거기에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어긋난 감정으로 사사건건 김사부에게 태클을 거는 도윤환 원장과 그의 하수인들이 시즌1 갈등의 도화선이었다. 그리고 시즌1의 마지막은 도윤환 원장이 진짜 실력이라 믿었던 권모술수로 인해 스스로 원장직을 내려놓으며 화끈하게 마무리되었다. 

3년 만에 돌아온 돌담병원. 낡은 의료 장비는 업그레이드되었고 최신 의료기기가 구비된 수술실도 마련되었는데, 안타깝게도 돌담병원의 막강한 후원자였던 신 회장(주현 분)이 더이상 그곳에 없다. 그리고 그를 대신하여 바로 시즌1에서 악의 치트키였던 도윤환이 거대재단 이사장이 되어 그 자신의 'I'll be back'을 실현해내고야 말았다. 

돌아온 그가 제일 먼저 벌인 일은 바로 ‘김사부의 환자 낚아채기’이다. 지방 행사에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 국방부 장관. 엄청난 피를 흘리며 심지어 아스피린을 복용하여 지혈도 제대로 되지 않은 응급환자를 김사부가 늑간 내 출혈까지 잡아내며 겨우 회생시켜 놓았더니, 거대병원 간판 외과의사 박민국 교수(김주헌 분)팀을 내려보내 가로챘다. 수간호사 오명심(진경 분) 선생의 말대로 김사부가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놓고 생색은 거대병원 측이 내려는 것.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

거대재단 이사장이 된 도윤환은 이렇게 보다 분명하고 확실하게 김사부를 향해 그가 가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예정이다. 이 도윤환 원장이 먼저 던진 이 승부수에 대해 느긋하게, 하지만 그가 모르는 패를 쥔 듯 '암중모색'하며 반격을 준비하는 김사부의 대결은 시즌2를 이끄는 가장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이다. 

여전히 세상은 돈과 명예와 권력 그리고 그것을 향한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의 것이라 자신하는 도윤환. 그런 도윤환을 한껏 비웃어 주는, 자신의 몸을 희생해서라도 응급 사고현장에서 사람을 구하던 인간미 넘치는 김사부. '인간'이라는 화두를 둘러싼 이들의 대립은 대결,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돌담의 아이들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시즌 1의 윤서정과 강동주도 그랬다. 이들은 전문의 자격증을 지녔지만 저마다 짊어진 삶의 무게에 걸려 엎어진 채 누군가 일으켜 세워주길 바라는 아이와 같았다. 그리고 이제 시즌 2에 다시 ‘돌담의 아이들’로 등장한 서우진과 차은재 역시 시즌1의 그들과 비슷하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

흙수저임에도 실력 하나로 거대병원의 에이스로 거듭났던 시즌1의 강동주. 그러나 그는 금수저들의 카르텔 그 벽을 넘지 못하고 이용만 당하고 버려진다. 그리고 이제 3년 후 또 다른, 상처 가득한 흙수저 의사가 돌담에 등장한다. 어찌 보면 강동주보다도 더하다. 부모님이 음독을 한 현장에서 홀로 살아남은 아이. 그 아이는 따라가기도 힘든 의대 과정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퇴서를 품고 견뎌냈다. 그리고 선배 병원에서의 내부고발, 의료법 위반에 걸려 폐업한 이유가 서우진이라는 소문은 ‘페이닥’으로 일하는 거대병원에서마저 그를 밀어낸다. 아버지 빚에 학자금 대출까지, 그의 신장을 노리며 린치하는 조폭들을 피해 그가 찾은 곳은 그에게 명함을 안겨 준 김사부의 돌담병원이다. 

차은재라고 다를까. 서우진이 차은재를 남다르게 생각했던 그 지점. 누구보다 열심히고 악바리인 차은재가 사실은 '엄마가 슬퍼해서' 의대를 버티고 있었다는 그 딜레마는 흉부외과 전문의 차은재를 수술실에서 버텨내지 못하게 한다. 신경안정제를 복용해도, 청심환을 사탕처럼 씹어먹어도 넘을 수 없는 벽. 본원에서 수술실에서 잠든 차은재에게 선택지라고 던진 카드는 알고 보니 김사부가 던진 ‘구원의 카드’였다. 

서우진의 오래된 기사까지 스크랩해서 가지고 있고, 본원의 후배가 만류하는데도 기꺼이 차은재를 품은 김사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마냥 아량을 베풀지 않는다. 아량은커녕 피투성이가 되어 찾아온 서우진이 돈에 자신을 팔려 하자 너 같은 놈은 필요 없다며 당장 내친다. 수술실에서 뛰쳐나온 차은재에게는 내 수술실에서 도망가는 너 같은 의사는 필요 없다며 다그친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

요즘 아이들한테 그러면 '꼰대'라고 오영심 선생이 달래도 끄떡도 하지 않는다. 시즌 1에서도 그랬다. 육체적 심리적 트라우마 때문에 손을 쓰는 게 여의치 않았던 윤서정에게 김사부는 얼마나 혹독했던가. 사사건건 중뿔나던 강동주와는 또 얼마나 싸웠던가. 

마치 한껏 달궈진 쇠를 단단한 망치로 두드려 날 선 칼을 만들어 내듯, 김사부는 늘 자신의 상처에 갇힌 아이들을 시험에 들게 한다. 어떻게든 인정받고 싶은 차은재에게 수술실에 얼씬도 하지 말라 하고, 자신을 팔겠다는 서우진에게 그런 의사는 필요 없다며 1주일의 딜을 하게 만든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그 속에 믿음이 있다. 차은재든 서우진이든, 지금 이 자리까지 자신의 최선을 다해 온 이 '아이들'이 김사부가 달구어 두들겨대는 그 망치질에서 그럼에도 지나온 순간의 그들처럼 다시 최선을 다해 가장 '정답'의 길을 찾아낼 것이라는 믿음. 그런 믿음이 없고서야 불가능한 미션이다.

뜨거운 그 불길과 같은 김사부의 가르침 속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딛고 진짜 의사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그 어느 곳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외과의, 수술실에 들어갈 수 없는 흉부외과의, 그 최악의 상황을 이겨내려면 저 정도의 ‘제련'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과정인 듯싶다. 

그 불가능한 미션이, 상처받은 아이들이 김사부의 단련 과정에서 몸부림치며 성장하는 과정이 시즌 1에서도 그랬듯 <낭만닥터 김사부2>의 진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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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가 이정희 5252-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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